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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응급실 텅 빈 '메르스 병원'…의료장비·시설 교체 '긴급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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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 병원 공개 - 이름 공개된 병원 '직격탄'

환자 절반 이상 줄고 예약 취소 잇따라
의료진 1000여명 격리…진료 차질 우려
"무서워 병원 안가다 되레 큰 병 키울수도"



[ 이준혁 / 김동현 / 박상용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를 진료한 24개 병원의 명단이 7일 모두 공개되면서 지목된 병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대다수 병원은 환자가 절반 이상 줄었고, 진료·예약 취소 사태도 잇따랐다. 일부 병원은 의료장비와 시설을 전면 교체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보건당국은 24개 병원에서 격리된 의료진이 최대 1000명가량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일부 병원에선 새로운 의심환자를 받지 않는 현상도 빚어져 사실상 진료시스템이 붕괴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들조차 병원 방문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다수 병원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과민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기피병원 될라” 전전긍긍

메르스 3차 감염자가 대거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전체 직원 7700여명 가운데 400여명의 의료진(의사·간호사 등)이 근무제한 또는 자택격리에 들어갔다. 이 중 의료진 3명(의사 2명, 간호사 1명)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응급실은 일부 환자만 받는 등 운영 규모를 크게 축소했다.

병원 관계자는 “하루 8000명 이상 오던 외래환자가 30% 이상 줄었다”며 “병원으로선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했는데도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완전히 ‘기피병원 1호’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선 의료진 5명이 자택격리됐다. 아산병원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메르스 의심환자가 응급실에 왔다가 접수만 하고 바로 다른 병원으로 갔기 때문에 밀접 접촉 의료진이 다른 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서울성모병원 39명, 평택굿모닝병원 128명, 부천 메디홀스의원 2명, 건양대병원 50명, 수원 성빈센트병원 25명 등이 자택격리 대상자에 포함됐다. 건양대병원은 실습 의대생과 간호학생 23명도 자택격리 조치했다. 이들 7개 병원의 격리 대상자만 무려 670여명에 달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4개 병원 전체의 격리 의료진을 조사하고 있는데, 격리 해제 등 변동사항이 많지만 대략 1000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일반 병원 입장에선 고열 환자를 아예 받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메르스 진료 병원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쓸까봐 의료계 전체가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시민의식으로 공포 극복해야”

정부의 이날 발표에 대해 의료계는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추적·관리가 쉬워졌다는 점에서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해당 병원에서 치료 중인 중증 환자가 치료를 꺼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재갑 한림대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병원 이름 공개로 입원력이 있거나 병문안을 갔거나 한 사람들이 즉각 신고하는 체계가 마련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다른 환자들이 불필요한 공포감에 갑자기 병원을 빠져나가거나 치료를 기피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은 환자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텅 비어 있었다. 응급실 병상 36개 중 환자가 누워 있는 곳은 2개뿐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환자가 잠시 거쳐간 병원으로 소문이 났다”며 “의료장비 등을 전부 교체하고 의료진 검사를 통해 모두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는 등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환자가 절반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의료계 안팎에선 이제는 메르스 질병 퇴치와 함께 공포에 대한 관리를 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병원 명단을 공개한 것은 의료기관의 정상적인 운영을 통해 메르스 확산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사회적 불안감을 함께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혁/김동현/박상용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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