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남 기자 ] 코스닥지수가 조정을 거치면서도 활황세를 이어가면서 코스닥 상장기업의 유상증자가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다.
주식 시장이 저금리 기조에 따른 유동성에 힘입어 주가 상승을 이어가면서 자금 조달 환경이 용이해지자, 코스닥 기업이 이달 중순 적용되는 주식 가격 상하한폭 확대(±30%) 시행에 앞서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제한폭이 확대될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닥 상장사의 유상증자 공시건수(정정공시일 기준)는 3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건 대비 두배 넘게 증가했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가격제한폭 확대를 발표한 지난달 19일 이후에만 무려 20건의 공시가 몰렸다.
이달 들어서도 이미 5건의 유상증자 공시를 발표했다. 지난해 6월엔 한달 동안 20건의 유증 공시가 있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가격제한폭 시행 확대를 앞두고 코스닥 상장법인의 유증 발표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재 시장 활황세를 등에 업고 코스닥 기업 중 자금 조달이 필요한 회사들이 시장 환경 변화의 우려가 있는 이달 중순 이후 보다 현재 시점을 자금 조달의 적절한 시점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
최근 발표된 유상증자 내용을 살펴보면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기업의 자금 조달과 신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 투자 등 다양한 이유의 유상증자가 쏟아졌다.
올 들어 연초대비 주가가 500% 가량 급등한 루보는 지난달 26일 운영자금 167억8000만원을 조달하기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대상은 엘엔케이 등으로 엘엔케이는 유증 후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NHN엔터는 지난달 네오위즈인터넷 지분 40.7%(603만4640주)를 구주 매입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취득하기로 했다. NHN엔터는 지분 인수를 통해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코'의 사용자를 확대하고 음원, 게임, 웹툰과 연계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서비스로 확장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게임업체인 컴투스의 경우에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지난달 22일 컴투스는 운영자금 1899억80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신주 161만주을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 시장의 활황 국면이 이어지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에 유리한 시장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면서 "이달 중순 시행되는 가격제한폭 확대 전에 자금이 필요한 기업이 변동성 확대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남 한경닷컴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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