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이틀 연속 1% 이상 하락…백신주 상·하한가 '널뛰기'
바이오주 단타매매 극성…거래량 20~30배 폭증
코스피도 사흘간 51P 급락…엔저에 대형 수출주 약세
[ 이고운 / 민지혜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엔저의 충격이 국내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메르스 관련주가 많은 코스닥시장은 3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다가 700선 아래로 미끄러졌다. 백신주 같은 메르스 테마주는 단타(단기매매) 세력이 몰려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널뛰기’ 움직임을 보였다.
이틀째 1%대 하락한 코스닥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11%(7.8포인트) 하락한 696.97로 장을 마쳤다. 이틀 연속 1% 이상 떨어졌다. 장 초반 약세로 시작해 693.27(전날 대비 -1.63%)까지 밀렸다가 상승세로 돌아서 710.97(+0.87%)로 오르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376억원, 181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개인이 541억원을 팔면서 결국 하락한 채 마감했다.
코스닥의 변동성이 커진 것은 메르스 관련주가 몰려 있는 시장 구조 때문이다. 시가총액 상위권에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관련주가 포진해 있다. 파라다이스(시총 5위), 메디톡스(6위), 산성앨엔에스(8위) 등이 대표적이다. 시총 중하위권에도 중국 및 백신 관련주가 많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메르스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오는 15일 가격제한폭 확대(±30%)를 앞두고 주가가 부담스러운 화장품 바이오주에 대해 차익을 실현하려는 분위기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시장 시총 1위이자 바이오업종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이날 6.18%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0.74%(15.48포인트) 내린 2063.16으로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이 매물을 쏟아내 장중 한때 2059.34까지 밀리며 2060선을 내주기도 하는 등 변동성이 심했다. 사흘 연속 하락했으며, 이 기간 낙폭이 51.64포인트에 이른다. 엔저 등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삼성전자(-2.3%), SK하이닉스(-2.73%) 등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들이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투기로 들썩인 메르스 테마주
백신주 등 이른바 메르스 테마주는 상한가와 하한가 언저리를 오르내릴 정도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거래량은 평소보다 20~30배 폭증했다. 최근 며칠간 ‘묻지마 급등세’를 나타내자 단타매매로 차익을 노리는 투기자금이 몰린 영향이다.
지난 2일까지 사흘 연속 상한가를 쳤던 백신업체 이-글벳은 이날 2.8% 떨어진 626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12.57% 급등했다가 하한가까지 밀리는 등 요동쳤다. 이-글벳의 이날 거래량은 3150만주로 평균 거래량(최근 25일 기준)에 비해 3663.6% 급증했다. 총 발행주식 수(1166만주)의 3배 가까운 물량이 이날 하루 거래됐다.
역시 사 院?상한가를 기록했던 제일바이오도 이날 장중 10.68% 뛰었다가 10.04% 하락한 6990원에 장을 마쳤다. 바이오니아, 진원생명과학, 중앙백신 등은 하한가로 마감했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틀 연속 하락했던 아모레퍼시픽은 2.97% 상승한 38만1000원으로 마감했다. 전날 8.87% 급락했던 하나투어도 1.77% 오른 11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고운/민지혜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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