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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핀란드 경제의 고전, 누가 노키아 없어도 괜찮다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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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고 한다. 유로존에서 이런 정도의 심각한 후퇴는 그리스를 제외하면 핀란드뿐이다. 한때는 고성장을 구가하며 ‘북유럽 강소국’으로 불리던 핀란드가 지금은 유로존의 문제아가 돼버렸다는 것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건가.

핀란드 경제가 좀체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는 수출 부진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주요 교역국인 러시아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경쟁국인 스웨덴 크로나화의 가치 하락으로 수출 경쟁력도 약화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부요인 때문만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주력산업이던 휴대폰 등이 쇠락하고, 그 공백을 메울 마땅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내부요인 탓이 더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때 세계 1위로 승승장구하던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려나고 급기야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휴대폰 부문을 매각하자 그 후폭풍은 매우 컸다. 당장 노키아는 매출이 절반이나 날아갔다. 핀란드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한다던 노키아의 퇴장이 경제적, 심리적으로 핀란드에 어떤 충격으로 와닿았을지는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물론 노키아 몰락으로 자본과 인재들이 시장에 대거 풀려나면서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렸다. ‘앵그리버드’의 로비오, ‘클래시 오브 클랜’의 슈퍼셀 등 게임회사들이 잇달?탄생했고, 스타트업사우나(Start-Up Sauna) 등 창업 프로그램도 곳곳에 들어섰다. 일각에선 노키아 대신 벤처가 핀란드 경제를 곧 살릴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국내 일부 언론에서는 대기업이 망해도 벤처가 이를 대체할 수 있으니 끄떡없다는 식의 논리적 비약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은 냉엄하다. 벤처가 생겨나고 있다지만 노키아가 만든 2만개 일자리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오히려 노키아 재기에 기대를 거는 이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대기업 하나의 공백은 이렇게 크다. 한국 경제가 똑같은 전철을 밟지 말란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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