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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시가 사랑의 징표 '자물쇠' 철거에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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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늘 디지털전략부 기자) 1804년에 완공된 프랑스 파리의 퐁데자르(Pont des Arts) 다리는 연인들의 필수 여행코스로 통하고 있습니다. 자물쇠에 서로의 이름을 쓰고 다리 난간에 매달아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의례를 치르는 곳으로 유명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자물쇠를 매달면서 난간이 지탱하기 힘들 정도로 숫자가 많아졌습니다. 지난해 6월엔 자물쇠 무게 때문에 다리 난간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그 자리에 사람이 있었다면 큰 부상을 당할 뻔 했습니다. 난간에는 총 100만개 가량의 자물쇠가 달려있고 무게는 약 45톤 정도로 추정됩니다.

결국 앤 이달고 파리시장은 안전을 이유로 이달 1일(현지시간)부터 난간에 달린 자물쇠를 강제철거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노트르담 성당 인근 퐁드라셰비셰(Pont de l’Archeveche) 다리의 자물쇠들도 함께 없애기로 했습니다. 안전도 안전이지만 유서깊은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합니다. 철제 난간은 올 연말께 투명한 패널로 교체될 예정입니다.

지역주민 상당수는 이번 결정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자물쇠가 경관을 해친다고 여겨왔기 때문입니다. 일부 시민들은 역사적 의미가 있는 다리를 지켜야 한다며 자물쇠 부착을 자제하자는 캠페인을 벌인 적도 있습니다.

반면 관광객들은 사랑의 상징을 철거하는 건 너무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프랑스 남부 마르세이유에 거주하는 한 57세 남성은 "사랑의 도시인 파리에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건 굉장히 상징적인 일"이라며 "이를 막는 건 불행하고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한국에도 비슷한 곳이 있죠. 남산타워 전망대의 커플자물쇠 난간입니다. 아직까지 퐁데자르 다리처럼 붕괴사고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자물쇠가 달린 난간을 보며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남산타워 전망대에 나들이를 갔다왔다는 한 블로거는 난간 사진을 올려놓고 "살짝 겁이 날 정도로 난간에 자물쇠가 많이 달려있다"며 "무게를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었습니다.

이탈리아의 밀비오 다리는 자물쇠를 달다 적발될 경우 50유로(약 6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연인끼리 사랑을 약속하는 것도 좋지만,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려면 우리에게도 안전대책이 필요한 것 아닐까요. /skyu@hankyung.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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