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할인행사로 가격경쟁력↑
500여종 다양한 맛으로 승부
소비자 수입맥주로 이동 뚜렷
국내 맥주사 "대책없어 고민"
[ 강진규 기자 ]
대형마트의 수입 맥주 점유율이 40%대를 넘어섰다. 유명 브랜드 맥주를 수시로 할인판매하고, 이름이 덜 알려진 다양한 맥주는 싸게 수입하는 덕분에 가격경쟁력에서도 국산 맥주를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니아층이 즐기던 수입 맥주가 전 국민이 즐겨 마시는 대중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양성·맛 앞세워 점유율 급증
홈플러스가 올해 마트의 수입 맥주 판매점유율(5월28일 기준)을 집계한 결과 40.2%로 나타났다. 2011년 18.2%에 비해 4년 만에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국산 맥주 점유율은 59.8%로 처음으로 50%대로 낮아졌다. 김홍석 홈플러스 주류바이어는 “수입 맥주 점유율 증가 추이를 고려하면 내년께 국산 맥주 점유율을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 맥주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성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맥주는 총 500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 국산맥주는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가 만든 20여종에 불과하다. 최근 한국산 수제맥주가 출시되고 있지만 아직 판매량이 적다. 김 바이어는 “홈플러스에서만 360여종의 수입 맥주가 판매되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일 마셔도 1년 내내 새로운 맥주 맛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 맥주의 종류는 더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주류수입사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만 봐도 수입되는 제품 외에도 지역 맥주 등 수백종의 맥주가 있다”며 “수입 확대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1000원대 수입 맥주도 등장
수입 맥주 가격이 크게 낮아진 것도 점유율 확대의 요인이다. 2~3년 전만 해도 수입 맥주 500mL 한 캔 가격은 대부분 4000원대였다. 2000원대인 국산 맥주값의 두 배 수준이었다. 수입 맥주를 선호하는 소비자에게도 이 같은 가격 차이는 큰 장벽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2000원 선이면 맛볼 수 있다. 4캔을 묶어 1만원에 파는 등 할인행사가 연중 이어지고 있어서다. 또 해외 맥주제조사와 직접 계약해 독점판매하는 브랜드는 캔당 1000원대에 수입된다. 롯데마트가 독일 웨팅어와 제휴해 출시한 L맥주 시리즈는 1600원(500mL), 이마트의 마튼즈는 1L 한 병이 2000원대다.
◆‘발등에 불’ 떨어진 국산 맥주
국산 맥주회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연 4조원 규모 맥주시장에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의 판매 비중은 절반 정도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국산 맥주는 수입 맥주보다 가격이 낮아 할인을 해도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한다”며 “대책 마련에 고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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