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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백악관 주인 '슈퍼PAC'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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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錢의 전쟁' 美대선…내년 선거자금 40억弗 예상

기부금 제한 없어…힐러리·부시, 자금 모집에 사활



[ 박수진 기자 ]
내년 치러질 미국 대통령선거 비용이 2012년 대선 때의 두 배에 달하는 40억달러(약 4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아시아 최빈국 부탄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18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27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대선 비용은 2010년 대법원의 선거자금법 판결 이후 선거 때마다 배로 늘어나고 있다. 2010년 미 대법원은 시민단체 ‘연합된 시민들(citizen united)’이 제기한 선거자금법 관련 소송판결에서 노동조합이나 환경단체 등의 정치활동을 ‘표현의 자유’로 해석, 이들의 기금 모집과 비용 지출 규제를 풀었다. 그 후 선거 양상이 급격히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 재선 선거 당시 민주·공화 양당에서 쓴 선거 비용은 3억달러였다. 2008년 오바마 대통령 당선 때 쓴 비용은 10억달러. 36년 동안 세 배 규모로 늘어나는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 후 첫 선거인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때 양당의 선거 비용은 이전의 두 배가 넘는 26억달러까지 치솟았? 내년 선거에선 양당이 각각 최소 20억달러 이상 쓸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선거 비용의 대부분은 후보캠프로부터 독립된 민간 정치후원단체 ‘팩(PAC·정치활동위원회)’과 이보다 기부자 참여 범위와 자금모집 규모가 큰 ‘슈퍼팩’을 통해 조달된다. 개인은 각 후보캠프에 한 사람이 2700달러 한도까지 기부할 수 있으나 팩, 슈퍼팩에는 제한 없이 돈을 보낼 수 있다. 팩과 슈퍼팩은 이 돈을 특정 캠프에 전달할 수는 없지만 후보 지지활동이나 상대 후보 비판 TV광고 등을 내보낼 수 있다.

정치자금 감시단체 공공통합센터의 데이비드 레빈탈 수석정치평론가는 “슈퍼팩이 사실상 각 캠프의 주요 돈줄이 되면서 선거전략까지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선거 결과는 누가 얼마나 강력한 슈퍼팩을 갖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분석했다.

공화당의 유력 주자 중 한 명인 젭 부시는 슈퍼팩을 통해 1억달러 자금 모집을 공언하며 올초부터 ‘저인망식’ 자금 모집에 나서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자본가의 정치 개입 부작용을 우려하며 선거자금 개혁을 외쳤으나 부시의 이 같은 움직임에 태도를 바꿨다. 클린턴 전 장관은 곧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슈퍼팩(프라이오리티 USA액션)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슈퍼팩은 후보라면 거부하기 어려운 ‘정치자금 기계’”라며 “대선 후보들은 ‘돈의 전쟁’이 돼버린 대선판에서 슈퍼팩에 더욱 의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슈퍼팩

super PAC. ‘특별정치활동위원회’로 불리는 민간단체. 각종 선거에서 특정 후보의 지지활동을 위한 기금 모집과 광고활동 등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개인의 기부 액수에 제한이 없어 펀드와 미디어회사, 거부들이 이해관계로 거액을 기부한다. 노조나 환경단체가 구성하는 ‘팩(PAC)’보다 기부자 범위와 모금 단위가 훨씬 크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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