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20억루블 전용 드러나
예산 깎여 기지 건설 등 차질
[ 박종서 기자 ] 세계 최초로 우주선을 쏘아올린 ‘우주 강국’ 러시아가 부정부패와 예산 삭감 등으로 위기에 처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26일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 예산감시국은 연방우주청(로스코스모스)에서 지난 한 해 동안에만 920억루블(약 2조2450억원)가량의 예산이 전용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타냐나 고리코바 예산감시국장은 “계획대로 쓰이지 않고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돈의 규모를 파악했을 때 충격을 받았다”며 “처음에는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의회는 현황을 보고받고 조만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비리가 만연해 어지간한 대책으로는 효과를 보기 힘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러시아 우주산업계의 부정부패는 우주기지 건설사업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당초 연말에 가동될 예정이었던 보스토니치 우주기지는 자금 부족으로 완공시기가 2018년으로 미뤄졌다. 고리코바 국장은 “공사비가 20% 부풀려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여러 건의 부패 혐의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비리가 만연하면서 러시아의 우주산업 경쟁력도 추락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무인 우주화물선이 통신두절 이후 대기권에서 폭발한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멕시코 인공위성을 우주에 띄우기 위한 로켓 프로톤-M도 추락했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프로톤-M(사진)의 실패 이후 “현재 부패 상황에 비춰볼 때 사고율이 높아지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고 비난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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