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나카오 다케히코(中尾武彦)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를 접견하고 우리나라와 ADB의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이 ADB 총재를 접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우리나라 현직 대통령이 일본 정부 고위 재무관료 출신이 줄곧 맡아온 ADB 총재를 만난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12년 만이다.
박 대통령의 나카오 총재 접견은 과거사 문제로 극도로 경색된 한일 간의 정치적 상황과는 별개로 경제 분야에서는 협력해야 한다는 대일외교의 '정경분리'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재무성 재무관(차관) 출신으로 지난 2013년 3월 제9대 ADB 총재로 선출된 나카오 총재는 이날 ADB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주최하는 국제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했다.
박 대통령은 접견에서 "지난 50년간 한국과 ADB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높이 평가한다"며 "아시아 지역의 성장과 안정을 위해 ADB가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이어 "앞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북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 및 교육·보건·위생 등 개발수요 확대에 대비해 한국과 ADB, 그리고 향후 출범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상호간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주도로 창설하는 AIIB는 일본과 미국이 주도하 ?ADB의 대항마 성격을 띠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지난 3월 AIIB 가입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나카오 총재는 "한국은 ADB의 중요한 파트너 국가이며, 한국이 ADB 회원국의 지식공유를 위한 신탁기금에 출연하는 등 적극적으로 기여해줬다"며 사의를 표했으며, "향후 한국과 ADB, 그리고 AIIB 간 협력 필요성도 공감한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인천 송도에 사무국이 있는 녹색기후기금(GCF)이 ADB를 다자개발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사업 수행 이행기구'로 인증한 점을 언급, "탄소배출 감축 및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선진국과 개도국 간 공동대응이 중요하다"며 "기후변화 노력에 대한 개도국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GCF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지난해 12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GCF를 활용한 기후변화대응 사업모델을 제안한 바 있다"며 "향후 ADB가 GCF 사업을 수행할 때 우리 측이 제안한 사업모델을 적극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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