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로 혈당 등 진단
의사, 보호자에도 정보 전달
진단·치료 융합 서비스 개척
美 실리콘밸리서 서비스 개발
中 선전서 단말기 생산
[ 추가영 기자 ]
매년 받는 건강검진 결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 병원을 찾을 때도 건강검진 결과를 챙겨가는 이들은 거의 없다. 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기 일쑤다. 시간과 돈 낭비가 불가피하다. 건강검진을 통해 얻은 의료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해 관리한다면 효율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BBB가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 혈액진단기기인 가오를 개발해 진단 비용을 낮추고 의료 데이터를 관리해 주는 모바일 플랫폼인 비핏 포 닥터를 구축해 서비스에 나선 이유다.
◆의료 빅데이터 활용
최재규 대표 등 KAIST 석·박사 출신 7명이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BBB는 피 한 방울로 혈당, 콜레스테롤, 심장질환과 같은 질병을 수초 내에 검사할 수 있는 모바일 혈액진단기기 가오를 개발했다. 가오는 일회용 스트립으로 혈액을 검사한 뒤 측정된 질병 관련 데이터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전송한다. 질병 종류에 따라 매일·매주·매달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기 때문에 검사 일정도 알려준다.
가오로 측정한 의료 데이터를 모바일 플랫폼인 비핏 포 닥터에 저장해 의사, 보호자와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회사 측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2000년 바이오센서와 채혈기기를 만드는 벤처기업 올메디쿠스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2005년 혈당측정전문 의료기기업체인 세라젬메디시스를 창업했고 지난해 이를 녹십자MS에 매각했다. 그는 “모바일 기기로 정기적으로 질병 관련 혈액검사를 하면 진단의 적시성을 높이고 비용은 낮출 수 있다”며 “진단과 치료가 융합된 의료서비스 시장을 조성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단시장 공략
BBB는 미국과 중국에 거점을 두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선 모바일서비스 개발을, 중국 선전에선 디바이스 연구개발(R&D)과 생산을 한다.
한국 스타트업 가운데 처음으로 선전에 있는 하드웨어 전문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보육기관)인 헥스(옛 헥셀러레이터)에 입주했다. 최 대표는 “선전은 하드웨어 전문가가 아니라도 가격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며 “한국의 2분의 1 가격에 시제품(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센서 생산과 인증 절차는 각국 현지 파트너사와 계약을 맺고 단계별로 글로벌 진단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국가별로 모바일 헬스케어 제품 관련 인허가 절차와 규제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녹십자MS와 지난 3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의료정보 취급 시 발생할 수 있는 보안문제에 대해선 “데이터 전문업체를 통해서 실명 정보를 익명으로 가공한 뒤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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