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低유가 쇼크
1호선 인도 후 41년 만에 100여년 역사 日·유럽 제쳐
줄세우면 서울~제주 600㎞
[ 도병욱 기자 ]
현대중공업이 세계 조선사 가운데 처음으로 선박 2000척을 인도하는 새 역사를 썼다. 선박 2000척을 일렬로 세울 경우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이어진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2일 울산 본사에서 드릴십 ‘오션 블랙라이언(Ocean Blacklion)’을 미국 다이아몬드 오프쇼어사에 인도했다. 이 선박은 길이가 229m이며 폭은 36m다. 최대 12㎞까지 시추할 수 있다. 가격은 6억500만달러(약 7090억원)다.
현대중공업이 지금까지 건조한 선박 2000척을 톤수로 환산하면 1억2600만GT(총톤수·gross tonnage)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건조한 선박 총톤수(6380만GT)의 두 배 수준이다. 2000척을 줄지어 세우면 약 600㎞의 길이가 된다. 이는 서울에서 제주도까지의 직선거리보다 길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을 583척, 탱커(유조선 등 액체화물을 운반하는 선박)를 379척 인도했다. 탱커 가운데 147척은 초대형 원유운반선이다. 국가별로는 그리스가 254척을 인도받았다. 지금까지 51개국 308개 선주사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선박을 인도받았다.
현대중공업은 1972년 한적한 어촌마을이던 울산 미포만에 조선소 건설을 시작해 2년 뒤인 1974년 준공했다. 같은 해 그리스 선주 리바노스로부터 수주한 26만6000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건조했다. 이 선박이 현대중공업 인도 1호인 애틀랜틱배런호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조선소가 완공되기도 전에 수주에 성공한 일화로 유명하다. 1호 선박을 건조한 지 약 41년 만에 2000호 선박 건조에 성공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창립 10여년이 지난 1983년에 수주 및 건조량 기준 세계 1위 조선업체로 부상했다. 이후 2002년 세계 최초로 선박 인도 1000척의 기록을 세웠다. 2012년에는 선박 인도 1억GT를 세계 최초로 달성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선박 2000척 인도는 조선 역사가 100년이 넘는 일본과 유럽에도 없는 일”이라며 “끊임없는 혁신과 공법 개선을 통해 세계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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