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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 한국 男골프 이끌 '간판스타'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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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투어 메이저대회 BMW챔피언십 정상…세계랭킹 54위로 '껑충'

프로 데뷔 4년 만에 첫승
"내 인생 바꿀 만한 우승" 프레지던츠컵 새 카드로

안재형·자오즈민 아들
'스포츠 DNA' 물려받아…代이은 올림픽 메달 꿈



[ 최만수 기자 ] 오는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릴 2015 프레지던츠컵을 앞두고 스타 부재로 고민하던 한국 남자골프가 안병훈(24)이라는 확실한 카드를 얻었다. 유럽프로골프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안병훈은 세계랭킹 54위로 뛰어올라 프레지던츠컵 출전이 유력해졌다. 한·중 탁구스타 커플인 안재형과 자오즈민의 피를 물려받은 그는 부모의 뒤를 이어 올림픽 메달을 꿈꾸고 있다.

◆평균 305야드 날리는 장타자

안병훈은 25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서리주 버지니아워터의 웬트워스클럽 웨스트코스(파72·7302야드)에서 끝난 BMW PGA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5개를 쓸어담으며 7언더파 65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합계 21언더파 267타를 친 안병훈은 2011년 프로 데뷔 후 정규투어 첫 우승을 유럽투어의 메이저대회에서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우승 상금은 94만달러(약 10억2000만원). 안늣팀?“아직도 흥분이 가시지 않고 마치 달 위를 걷는 기분”이라며 “내 인생을 바꿀 만큼 큰 의미가 있는 우승”이라고 말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메달리스트 안재형과 자오즈민의 아들인 안병훈은 일곱 살 때 골프를 시작했다. 2005년 미국으로 건너가 지금은 플로리다에 살고 있다. 키 186㎝, 체중 96㎏의 당당한 체구로 2009년 US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역대 최연소인 만 17세11개월에 우승하며 ‘골프 천재’로 주목받았다.

부모로부터 뛰어난 ‘스포츠 DNA’를 물려받은 안병훈은 300야드 이상을 날리는 장타자다. 올 시즌 유럽프로골프 투어 드라이버 비거리 순위에서 304.9야드로 13위에 올라 있다. 장타자로 이름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302.3야드)보다 멀리 친다.

안병훈은 2010년 UC버클리에 진학했지만 2011년 프로로 전향하면서 투어 생활에 전념하고 있다. 2011년 유럽프로골프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2부 투어인 유럽 챌린지투어 출전 자격을 획득했고, 지난해 8월 2부 대회인 롤렉스 트로피에서 우승해 올해 1부 투어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부모 이어 올림픽 메달 꿈꿔

안병훈은 올해 1부 투어 12개 대회에 출전해 이번 우승을 포함, ‘톱10’ 안에 네 차례 진입하는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유럽투어 상금과 평균 타수 부문에서 모두 3위에 올라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할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안병훈은 이날 발표된 세계남자골프랭킹에서 2.40점을 받아 지난주 132위에서 5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다.

안병훈은 오는 10월 프레지던츠컵에 자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인터내셔널팀은 대회 직전 세계랭킹 순으로 10명에게 출전 자격을 주고 단장이 2명을 더 추천한다. 세계랭킹 50위권 안팎이면 10명 안에 들 수 있다.

안병훈은 이번 우승으로 올해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할 자격을 얻어 랭킹을 끌어올릴 기회는 더 늘어났다. 배상문(84위)이 병역 문제에 발목을 잡히고 노승열(129위), 최경주(138위) 등 간판 선수들이 부진한 가운데 고민에 빠졌던 한국 남자골프가 확실한 스타 선수를 얻은 셈이다.

안병훈은 부모처럼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것을 꿈꾸고 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그 무대다. 안병훈의 아버지 안재형 씨는 “경기 모습을 TV로 지켜보고 간단한 축하 전화만 했다”며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할 기회가 온다면 더없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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