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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 교육, 품위를 높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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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자원 개발로 압축성장한 한국
지속가능한 교육연구의 보물창고
국제사회 위한 역할 충실히 해야"

진동섭 < 서울대 교수·한국교육학회 회장 >



지난 19~22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은 ‘인천선언’을 채택하고 막을 내렸다. 이번 세계교육포럼은 1990년 태국, 2000년 세네갈에 이어 15년 만에 개최된 행사다. 유네스코 회원국들이 지난 15년간 공동으로 추진해온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 사업의 성과를 점검하고, 2030년까지 성취할 새로운 교육 과제를 협의하며 그 실천 방안을 설정하는 자리였다.

유네스코와 세계은행 등 유엔 관련 7개 국제기구가 공동 개최한 이번 행사에는 유네스코 195개 회원국 중 167개국의 장·차관 111명을 포함해 1500여명이 참가했다. 한국 교육부가 주최한 포럼이 아니라 유네스코가 행사의 중요한 틀, 형식, 내용을 모두 주관했다.

인천선언은 세계 모든 국가가 2030년까지 모두를 위한 ‘평등하고 포용적인’ 양질의 교육을 보장하고 성인 평생학습을 진흥하자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나아가 세계시민교육에까지 교육의 지평을 넓혔다는 점에서 2000년 세네갈 다카르포럼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 이렇게 크고 의미 있는 행사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여러가지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유네스코는 저개발국, 개발도상국, 선진국 모두를 포함한 195개 회원국으로 이뤄진 조직이다. 이들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매우 다양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 조직이 세계교육포럼을 한국에서 열겠다고 결정한 것은 한국이 유네스코의 ‘모두를 위한 교육(EFA)’ 모델로서뿐만 아니라 교육을 통한 국가 발전의 모델로서 상징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했음을 뜻한다. 동시에 유엔이 설정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에서도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한국은 ‘교육과 국가 발전’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서 이런 국제 사회의 기대에 충분히 잘 부응할 수 있는 나라다. 변변한 천연자원도 없고 자본축적도 이뤄지지 않았지만 인적 자원 개발을 통해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달성했다. 서양은 산업혁명부터 후기자본주의로 진행하는 데 300여년이 걸렸지만 한국은 단 60여년 만에 이룩했다. 이런 압축성장의 결과, 한국의 20세기는 ‘비동시성의 동시성’이 존재하는 사회라고 한 정치학자는 말했다. 한 국가의 교육은 국가 사회의 맥락 속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교육의 상황과 모습도 복합적이다. 우리의 교육에는 미래 사회의 모습, 현대적인 모습, 근대적인 모습은 물론 전통사회의 모습도 존재한다. 또 우리 교육에는 선진국의 모습과 개발도상국의 모습이 있고 동시에 저개발국의 모습까지도 간간이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우리의 교육은 세계 교육의 소우주 또는 축소판이라 할 만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가히 교육 연구와 개발의 보물창고라 말할 수 있다. 교육 제도와 방법에 관해서 한국보다 많은 연구와 개발을 한 나라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저개발국이나 개발도상국, 심지어는 선진국도 한국의 교육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교육의 단점과 약점조차도 그 나름대로 훌륭한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세계 각국에 교훈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주도적으로 수행해야 할 역할과 기대도 더욱 높아졌다. 이를 위해 교육의 품위와 격조를 높여야 한다. 또 우리 아이들을 행복한 세계시민으로 키워야 한다. 2015 세계교육포럼을 통해 우리는 195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네스코의 거울로 우리의 현재를 돌아볼 수 있었다. 이들과 함께 우리의 새로운 도전을 해결하고, 세계 교육 비전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결의를 다져야 할 것이다.

진동섭 < 서울대 교수·한국교육학회 회장 dsjin@snu.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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