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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찬반토론] 서울역 고가 공원화 타당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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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를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계획을 두고 찬반 양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뉴욕을 방문했던 박 시장은 뉴욕 하이라인파크 현장 시찰 및 기자 간담회에서 서울역 고가를 녹색 시민 보행공간으로 재생시키겠다는 구상을 처음 밝혔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서울역 고가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단계적으로 공원 조성 공사를 진행, 2017년쯤 공중 정원으로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에 대해서는 안전 문제, 인근 교통 혼잡 발생 문제 등을 들어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서울시의 서울역 고가 공원화를 둘러싼 찬반 논란을 알아본다.


○ 찬성 “쇠퇴한 도시에 활력 불어넣고 지역경제에 도움”

박 시장은 “서울역 고가 재생을 통해 문화유산과 문화시설이 연결되고 관광 명소화되면 침체에 빠진 남대문시장을 비롯한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는 안전문제가 있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붕괴 위험이 있는 상판을 걷어내고 가벼운 신소재로 그 부분을 대체하면 고가의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서울역 고가가 공원화되면 종로에서 서울역을 지나 명동까지 이어지는 보행로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쇠퇴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인근 지역의 경제적 재생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인근 상인들의 교통 체증 우려에 대해서는 대체 도로를 지어 이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승현 서울연구원 연구원은 “설문조사 결과 시민 54%, 주민의 53.4%가 이 사업에 대해 찬성했다”며 “다만 교통 문제가 지적되는 만큼 시가 의주로 지하차도 평면화, 퇴계로 통일로 간 통행, 교량 설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경민 사단법인 공공네트워크 소장은 “서울역 인근이 점점 낙후되고 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나치는 길이 아니라 머무는 길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사람들이 모이고 쉬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세계의 도시들에서 서울도 해법을 찾을 수 있다며 공원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정영 중앙대 교수는 “차 중심 도시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개발 시대에서 재생의 시대로 넘어가는 취지에는 찬성한다”며 “장시간 합의로 추진하면 도시재생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반대 “교통 체증이 우려되는데다 안전성도 문제”

남대문시장상인회는 교통 접근성과 치안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민호 남대문상인회 본부장은 “현재 차량이 통행되고 있는 고가를 공원화하면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고 상권이 죽는다”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그는 “교량 노후화로 인한 안전성 문제로 2009년 고가를 다니는 버스노선 5개가 없어졌다”며 “이로 인해 남대문시장을 찾는 손님이 줄어 상가 공실률이 30% 이상 증가했고 매출도 크게 줄었다”고 토로했다.

서울시 의회 새누리당은 “서울시가 2011년 6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실시한 ‘서울역고가 정밀안전진단’ 결과 안전등급 D등급을 받아 ‘조속한 철거 조치가 필요함’이라고 발표한 것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며 “같은 시기에 정밀안전진단이 행해져 C등급을 받았고 서울역 고가보다 2년 먼저 준공(1968년)된 아현고가가 지난해 철거된 것을 비춰볼 때 행정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코레일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코레일은 “고가도로 공원화와 함께 대체 고가도로를 신설하는 방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두 개의 고가도로가 서울역을 통과하게 되면 철도 교통의 상징인 서울역의 이미지가 훼손될 뿐만 아니라 부지 단절로 인해 도시공간과 부지 활용에 지장을 가져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코레일은 또 “민간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는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은 공공기여 부담 등으로 사업성이 부족해 사업자 참여가 부진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체 고가도로 등 추가 부담은 사업 추진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생각하기 “대체도로를 만들면서까지 공원화 필요한지는 의문”

박 시장이 서울역 고가 공원화를 생각하게 된 직접적 계기가 뉴욕 하이라인파크라고 한다. 하이라인파크는 물류량이 줄면서 이미 폐쇄된 철길을 공원으로 재생한 것이다. 그런데 서울역 고가는 지금도 시간당 1000대 이상의 차량이 이용하는 붐비는 도로다. 하이라인파크는 안전을 우려해 시 당국이 철거를 추진했지만 주민들이 공원화를 주장해 성사됐다. 반면 서울역 고가는 교통망 단절을 우려해 인근 주민과 상인들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물론 복잡한 도심에 시민들이 걸을 수 있고 쉴 수 있는 녹색 공간을 만들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하필 한창 교통량이 많은 도로를 공원화하겠다는 발상은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 서울시는 대체도로를 만들겠다지만 대체도로를 만들면서까지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고가를 공원으로 변신시킬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은 여전하다. 위험한 구조물이라면 철거하는 게 순서다. 그리고 교통이 문제된다면 새로운 도로를 지으면 된다. 시민들이 걸을 수 있는 녹지 공간이 필요하다면 인근 자투리 땅이라도 물색하는 게 상식에 맞다고 본다.

김선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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