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장위동 '꿈의숲 코오롱 하늘채', 85㎡ 분양가 1600만원↑
상한제 폐지 후 분양가, 전국 4.4%·서울 7.7%↑
도심 재개발 사업엔 도움…입주 포기 등 '부메랑' 될수도
[ 김진수 기자 ]
지난달 서울 중랑구 묵동 재개발구역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전용 85㎡ 초과)은 1433만원 선으로 5개월 전 같은 구에서 선보인 ‘상봉 듀오트리스’보다 200만원가량 비쌌다. 전용 85㎡ 평형을 기준으로 하면 총 분양가격이 6000만원 정도 높다.
지역과 아파트 브랜드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도시 정비구역(재개발·재건축) 내 아파트 분양가격이 오름세다. 지난달 민간 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자 정비구역 조합들이 일반분양가를 잇따라 높이고 있는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를 훨씬 뛰어넘는 분양단지까지 나오면서 시세를 감안하지 않은 분양가 인상이 자칫 입주 때 입주대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부산·광주 분양가 껑충
지난달 공급된 서울 성북구 장위동 ‘꿈의숲 코오롱 하늘채’의 전용 85㎡ 이하 가구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490만원으로, 1년 전 공급된 성북구 돈암동 ‘돈암 정릉하늘채’(평균 1438만원)보다 50만원 이상 높았다. 전용 85㎡ 전체 분양가격이 1600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지방 대도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달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아델리움 in 비엔날레’ 전용 85㎡ 이하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870만원으로, 지난 3월 분양가 상한제도 아래에서 분양된 북구 각화동 골드클래스(742만원)보다 17% 이상 비쌌다.
부산에서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부산 광안 더샵’(전용 85㎡ 이하·3.3㎡당 1033만원)과 ‘연지동 삼정그린코아’(880만원)의 분양가격은 상한제 적용 단지인 ‘범양 레우스더퍼스트’(861만원)보다 높았다.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3월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856만원으로 1년 전(820만원)에 비해 4.4%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에선 1801만원에서 1941만원으로 7.7% 뛰었다.
○분양가 올려 조합 분담금 줄이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 건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큰 호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정비구역 조합 내분 등으로 사업이 늦춰져 금융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정비사업 지역들이 분양가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돼서다. 서울 도심의 한 뉴타운 사업장은 관리처분 총회 때 100억원대 적자를 예상했으나 일반분양 때 분양가를 올려 100억원대 흑자로 전환했다. 150억원대 사업 적자가 예상됐던 서울 도심권의 또 다른 재개발구역도 일반분양가 인상을 통해 조합원 추가 분담금을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잇단 분양가 인상이 입주 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분양물량 증가로 2~3년 뒤 입주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입주 때 새 아파트 가격이 주변 시세를 크게 웃돌 경우 자칫 입주 포기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분양 계약자가 입주를 제때 하지 못하면 잔금 납부가 지연되고 조합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건설업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대형 건설회사를 중심으로 정비구역 조합이 일방적으로 가격을 책정한다는 불만도 터져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마케팅 팀장은 “1순위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오다 보니 분양가 인상에 제동을 걸기 힘든 분위기”라면서도 “무차별적인 분양가 인상이 입주 때 악재로 돌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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