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정환 특파원) 일본 대학교 졸업자 취업률이 올 봄 96.7%를 기록했습니다. 과거 사상 최고였던 2008년 봄 96.9%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이 정도면 눈 높이만 낮추면 사실상 모두 취업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열 명 중 여섯 명도 취업하지 못하는 한국(취업률 56.2%) 대학생들에겐 너무나 부러운 수치일 겁니다.
일본 문부과학성과 후생노동성은 19일 일본 전국 국공사립 62개교를 선정해 올 봄 대학 졸업자 취업상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취업 희망자 중 실제로 업무에 종사한 사람의 비율을 보여주는 취업률은 지난달 1일 기준 96.7%로 전년동기대비 2.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사상 최저였던 2011년(91.0%)이후 4년 연속 높아졌습니다. 졸업 후 취업하지 못한 학생은 1만3600명으로, 전년보다 8600명 줄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은 대졸자 취업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습니다. 일본 취업정보업체 리크루트가 내년 3월 졸업예정인 대학·대학원생의 ‘민간기업 구인배율’을 조사한 결과 1.73배로 나타났습니다. 민간기업 구인배율은 기업에 취업하기를 원하는 학생 한 명당 민간기업의 구인수를 말합니다. 대학·대학원 졸업자 1명당 1.73개의 일자리가 나오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취업정보업체 디스코가 지난 1~2월에 실시한 기업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종업원 1000명이상 기업 중 31%가 내년 봄 졸업자 채용을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전년보다 6%포인트 증가한 수치입니다. 종업원 300명미만 중소기업 중에서도 25%(전년대비 3% 증가) 기업이 채용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지난 3월 이미 내년 봄 입사 대상자 채용에 들어간 기업들은 일찌감치 신입사원들을 내정할 태세입니다. 디스코에 따르면 오는 7월까지 65%의 기업이 신입사원을 내정할 예정입니다. 졸업자 중심의 취업시장이다보니 하루라도 빨리 내정해 잡아두고 싶은게 기업들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내정 후 자진 사퇴하는 대졸자까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기업들 60%가 올 봄에 비해 내정 후 자진사퇴하는 졸업자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70%는 예년보다 많은 내정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하는군요. 한국 취업시장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일겁니다. 후끈 달아오른 일본 대졸자 취업시장을 접하다보면 취업 빙하기에 학자금 대출금만 쌓여가는 한국 대학생들의 모습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ceoseo@hankyung.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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