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늘 디지털전략부 기자) 한국에서는 스승의 날을 언제부터 챙기기 시작했을까요. 기원을 찾으려면 57년 전으로 시계바늘을 돌려야 합니다.
1958년 당시 충남 강경지역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은 아픈 교사나 퇴직교사들을 돌보는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1963년 제13차 전국청소년적십자(JRC) 중앙학생협의회는 5월 24일을 ‘은사의 날’로 정해 기념하기로 했습니다.
청소년적십자는 이듬해인 1964년 날짜를 5월 26일로 바꾸면서 동시에 '스승의 날 제정취지문'을 작성해 발표했습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스승의 날이 시작된 해는 1964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해인 1965년에는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날짜를 바꾸었습니다. 이후 1982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뒤 지금과 같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럼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유래는 각자 다르지만 대부분의 나라가 스승의 은혜를 기리기 위한 날을 제정하고 있습니다. 주요국을 중심으로 하나씩 그 계기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유명인이 얽힌 일화가 있는 아르헨티나와 인도
아르헨티나의 대통령이었던 도밍고 파우스티노 사르미엔토는 재임기간 수많은 학교를 세우고 공공 도서관을 열었습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그가 작고한 1888년 9월 11일을 스승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사르미엔토는 아직도 라틴 아메리카의 스승으로 추 達斌?있다고 합니다.
인도의 2대 대통령인 사르베팔리 라다크리슈난은 뛰어난 비교종교학자이자 철학자로 캘커타대, 옥스포드대 등에서 교수 생활을 했습니다. 1962년 그가 대통령에 취임하자 학생과 친구들은 생일인 9월 5일을 기념일로 지정하자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라다크리슈난은 "내 생일을 기념하는 대신, 오늘을 스승의 날로 정하면 큰 영광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 인도에서 9월 5일은 스승의 날이 되었습니다.
◆ 중국에선 폐지되기도 했던 '스승의 날'
중국에서는 스승의 날이 역사에 따른 부침을 겪었습니다. 1939년 국민당 정부가 교육학자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8월 27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형식적이었을 뿐 실제로 기념하지는 않았죠. 1949년 중화인민공화적 설립 이후엔 완전히 폐지됐습니다. 문화혁명 시기 들어 스승은 비판대상이 되며 지위가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1983년 중국 정부는 스승의 날을 부활키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이후 논의를 거쳐 1985년 1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한국으로 치면 국회) 제9차회의에서 국무원(중앙정부)이 매년 9월10일을 스승의 날로 기리기로 한 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해 9월10일이 중국의 첫번째 스승의 날입니다.
대만은 공자 탄신일인 9월28일이 스승의 날입니다. '제공대전(祭孔大典)'이라는 공자 탄신 기념축제와 스승의 날 행사를 함께 치르고 있습니다.
◆ 사과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는 미국
미국엔 '교사의 주간(Teacher Appreciation Week)'이 있습니다. 5월의 첫 번째 완전한 주 (7일이 다 들어있는 주) 를 말합니다. 그 주의 화요일이 교사의 날입니다. 즉 이번 해에는 5월 5일이 미국에서 교사의 날이었습니다.
1944년 위스콘신주의 교사였던 라이언 크럭이 공로가 많은 교사들을 기리는 날을 지정해 달라는 청원으로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지금처럼 교사의 주간과 교사의 날을 공식적으로 제정한 건 1985년이었습니다.중국과 시기가 공교롭게도 같네요.
미국 학생들은 교사의 날에 선생님에게 사과를 선물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예전에 농사를 짓던 시절에는 감자나 사과같은 농작물로 수업료를 대신했는데, 그 때의 전통이 남아 감사의 의미로 사과를 주는 풍습이 생겼다고 하네요.
이런 문화적 배경과는 별개로 국제교육연맹(EI)이 전 세계 교사들을 위해 1994년에 제정한 '세계 교사의 날(World Teachers' Day)'도 있습니다. 현재 100여개국에서 매년 10월 5일을 세계 교사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skyu@hankyung.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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