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삼성 양대 재단 이사장 선임
아버지 이건희 회장 공식 직함 처음 이어받아
삼성 "승계와 무관…재단에 추가 증여 계획없다" 확대 해석 경계
[ 김민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의 사회공헌 사업까지 이끄는 명실상부한 그룹 리더로 올라섰다.
1년째 입원 중인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맡고 있던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이사장직을 15일 이어받으면서다.
블룸버그 등 해외 주요 외신은 이 부회장의 이사장 취임 소식을 속보로 다루며 "이 부회장이 처음으로 아버지를 대신한 리더의 자리를 이어받았다"고 타전했다.
◆ 삼성 "승계와 무관…재단에 추가 증여 계획없다"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을 대신해 명실상부한 삼성의 양대 재단 이사장에 오르면서 실질적 그룹 리더로서 입지를 굳혔다는 시각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승계 작업이 가속화하면서 삼성생명이나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가 이들 재단에 추가 증여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올 2월 삼성전자가 삼성문화재단에 400억원, 삼성생명공익재단에 661억원을 증여한 바 있다.
현재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생명 지분 2.2%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문화재단은 삼성생명 4.7%, 삼성화재 3.1%, 제일모직 0.8%, 삼성SDI 0.6%, 삼성증권 0.3%, 삼성물산 0.1% 등 다양한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 회장으로 20.76%를 소유하고 있다. 이 회장이 와병으로 자리를 비운 지난해 12월 이 부회장은 네 차례에 걸쳐 삼성생명 주식 12만주(0.06%)를 처음 매입했다. 금융위원회로부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대주주 승인 변경도 받았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대주주(7.53%)이고, 삼성지배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삼성생명 주식 취득이 금융계열사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행보를 승계와 연관짓는 일련의 시각에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특히 이번 이 부회장의 양대 재단 이사장 취임이 후계 구도나 상속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재단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재단에 대한 추가 증여 등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 이재용, 그룹 사업에 사회공헌 수장 역할까지 관장
이 부회장의 이번 재단 이사장 취임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 이유는 이 회장이 그간 양대 이사장을 맡아왔을만큼 두 재단의 삼성 내 위상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처음으로 아버지, 이 회장의 공식 직함을 물려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룹 사업에 사회공헌 사업까지 관장하는 최고 리더로 올라섰다는 데 의미가 크다.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은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4개의 사회공헌 재단 중에서도 역사와 역할이 가장 크다. 나머지 2곳은 한국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호암상을 운영하는 호암재단(이사장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삼성복지재단이다.
이 가운데 삼성문화재단의 역사가 가장 오래됐다. 1965년 삼성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이 설립한 삼성문화재단은 현재 삼성미술관 리움, 플라토, 호암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신진 작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한국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등 다양한 문화예술 공헌사업을 펼치고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1982년 설립된 사회복지법인 동방사회복지재단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91년 삼성생명공익재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삼성서울병원, 삼성노블카운티, 저소득층 가정을 위한 보육사업을 운영 중이다.
삼성그룹은 1989년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상속재산 100억원을 출연해 삼성복지재단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호암재단의 효시가 된 호암상을 제정했고, 도시저소득층 자녀와 소년소녀 가장을 지원하는 탁아소 및 생활비(당시 100만원) 지원을 시작했다. 호암상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업적을 기려 1990년 이건희 회장이 제정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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