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코스피 시가총액 14위 기업인 삼성SDS의 보호예수(지분 매각 제한) 해제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SDS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분을 가진만큼 이 회사 지분을 팔아 상속세 납부 등의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삼성SDS 지분 매각으로 실탄을 확보해 삼성전자나 삼성생명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매입 또는 스와프(교환)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지난달까지 실적과 연관돼 움직이던 삼성SDS 주가는 이달 들어 보호예수 해제가 가까워지면서 다시금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이다.
◆ 14일 보호예수 해제…4688만주 물량 부담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4일 코스피 신규상장으로 인해 보호예수된 삼성SDS 주식 4688만1198주(60.59%)의 보호예수 기간이 13일 만료된다. 이에 따라 14일부터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주식을 매각할 수 있게 된다.
보호예수는 신규 상장하거나 인수·합병·유상증자 등이 있을 때 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일정기간 동안 팔지 못하게 하는 제도. 최대주주 등의 지분 매각에 따른 주가급락으로부터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SDS 보호예수 주식 보유자는 삼성전자(22.58%)와 물산(17.08%), 생명(17.08%) 등 삼성그룹 계열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1.25%) 등 오너 일가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도 각각 3.09%씩을 가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보호예수 해제 이후 이 부회장과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지분을 전체 또는 일부라도 매각할 경우 삼성SDS 주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매각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7일 전동수 삼성SDS 대표이사가 회사 주식 4000주를 10억원 가량에 사들인것도 오너 일가 지분 매각설을 의식한 조치로 시장은 해석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이 부회장이 가진 삼성SDS 보유 지분 가치는 2조원이 넘는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오너 일가가 당장 삼성SDS 지분을 매각할 이유는 없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상속세 재원 마련이 급한 것도 아니고 지배구조 개편을 서둘러 마쳐야 할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시점에서는 매각 필요성이 많지 않다"며 "당분간은 이대로 가지고 가면서 지배구조 밑그림이 보다 명확해진 뒤에 삼성SDS 지분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지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지주사 담당 연구원도 "단기적으로 오너 일가가 삼성SDS 지분을 내다팔진 않을 것"이라며 "보호예수가 해제되자마자 팔게 되면 여론이 좋지 않을 뿐더러 아직까진 지배구조 방향이 결정된게 없어 굳이 팔지 말지를 정해야 하는 때도 아니다"고 말했다.
◆ 시장 "매각 가능성 낮아"…주가 변동성은 확대
윤 센터장은 다만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흐름이 시장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 삼성SDS도 불확실성은 있다"며 "앞서 삼성그룹이 지주사 전환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것도 다소 의외였다"고 진단했다.
최근 관련업계예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주사 전환의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실익이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수조원대의 자금이 들어가는데 이 돈을 투자에 돌리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
윤 센터장은 "지난해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을 비롯해 일련의 삼성그룹 변화 과정을 보면 절대 시장이 예측하는 대로 지배구조 개편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이기까지 한다"며 "이 때문에 삼성SDS의 운명 역시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오너 일가가 삼성SDS 지분을 당장 처분하지 않는다해도 보호예수 해제로 물량 부담이 생긴만큼 주가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최찬석 KTB증권 기업분석팀장은 "14일 이후 삼성SDS 주가에는 경계감이 유입될 수 밖에 없다"며 "더욱이 지배구조 개편 이슈와 맞물린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 여부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이슈"라고 진단했다.
이준희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보호예수 해제를 전후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지배구조 이슈와 얽혀있는만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주가 (변동)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하지만 "기본적으로 삼성SDS도 기업이고 상장사라는 점에서 본질적 가치인 실적 밸류에이션을 가지고 봐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실적 흐름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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