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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세금 폭탄'에 외국인 자금 급속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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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 확대 등 악재 겹쳐
루피화 가치 20개월래 최저치



[ 임근호 기자 ] 인도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히 유출되고 있다. 지난 4월까지 순유입을 기록했던 외국인 투자자금은 5월 들어 지난 7일까지 4영업일 동안 78억루피(약 1325억원)가 빠져나갔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최저한세(MAT) 도입과 미국 증시 활황, 국제유가 상승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외신에 따르면 인도 루피화는 7일(현지시간) 달러당 64.135루피로 거래를 마쳤다. 20개월 만의 최저치다. 친시장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당선과 함께 지난해 5월 달러당 58루피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해 10%가량 미끄러졌다.

가장 큰 원인은 인도의 세금정책이다. 인도 조세당국은 최근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에 MAT를 5년간 소급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MAT는 기업이 세금 공제와 감면을 받더라도 최저 수준의 세금은 내도록 한 제도다. 보통 20%가 적용된다. 인도 정부는 그동안 보다폰 로열더치셸 노키아 IBM AT&T 등 제조기업과 MAT 적용을 놓고 분쟁을 벌였다. 외국계 펀드는 제외였다. 그러나 이번엔 이들에도 ‘세금폭탄’을 던진 것이다. 누적된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조치다. 아룬 자이틀레이 인도 재무장관은 “MAT로 64억달러의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유럽 자산운용사 애버딘을 비롯해 인도에 진출한 6000곳의 외국계 펀드 중 100여곳이 추가로 세금을 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외국인 자금이 유출로 돌아선 배경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도 정부의 세금테러가 다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인도 뭄바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애버딘의 휴 영 아시아지역 총괄이사는 “문제는 앞으로 인도 정부가 또 어떤 식으로 세금을 매기려 들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모디 총리 취임 이후 고속철과 고속도로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소비세를 낮추는 등의 투자와 소비활성화 정책으로 인도 경제가 이전보다 활기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을 중국(6.8%)보다 높은 7.5%로 예측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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