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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 제국' 몬델리즈의 뚝심…최우선 가치는 소비자…"간식 아닌 기쁨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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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Practice - 몬델리즈


[ 김은정 기자 ] 작은 치즈 가공업체로 출발
분사와 합병 통해 성장 거듭
年 매출 353억弗 기업으로
커피로 영역 확장…1위 위협

소비자 선택권에 초점
원가절감보단 제품 質 우선
맛·포장 등 다양화로 승부
의사결정도 조직 효율성보단
소비자 있는 ‘현장’에 맡겨

‘간식이 아닌 소비자들의 기쁨을 생산한다.’ 미국의 스낵기업 몬델리즈의 경영철학이다. 몬델리즈라는 기업명도 맛있는 세계라는 라틴어에서 나왔다. 몬델리즈는 100년이 넘는 시간 오레오 쿠키, 토블론 초콜릿, 리츠 크래커 등을 선보이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몬델리즈는 창업자 제임스 크래프트가 세운 시카고의 작은 치즈 가공업체에서 시작했다. 몬델리즈는 원가 절감보다 제품의 질을 우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직의 효율성보다 소비자의 제품 선택권을 앞세운다. 몬델리즈는 철저한 소비자 위주의 경영 방식으로 글로벌 ‘스낵 제국’의 왕좌에 올랐다.

분사와 합병의 반복

몬델리즈는 분사와 합병을 통해 성장했다. 몬델리즈의 모기업 크래프트는 1903년 치즈 가공업체로 출발했다. 1930년 크래프트는 내셔널데어리에 인수됐다. 크래프트의 식품사업이 점차 커지면서 내셔널데어리는 1969년 사명을 크래프트로 바꿨다.

1980년에는 사업 영역을 넓혔다. 배터리 브랜드 듀라셀을 갖고 있는 다트인더스트리를 사들여 다트&크래프트로 사명을 또다시 바꿨다. 이후 비식품 부문을 팔고 다시 크래프트라는 사명을 되찾았다. 1988년에는 글로벌 담배업체 필립모리스 계열사로 편입됐다가 2007년 분사해 나왔다.

크래프트의 대표적인 인수합병(M&A) 사례 중 하나는 캐드버리다. 크래프트는 2010년 초콜릿의 명가로 불리는 영국 캐드버리를 인수했다. 190억달러(약 20조5300억원)의 인수 가격이 비싸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지만 당시 크래프트 최고경영자(CEO)이자 현재 몬델리즈 CEO인 아이린 로젠펠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크래프트가 주력 시장인 미국과 유럽 외에 신흥시장을 공략해야만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신흥시장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라 공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캐드버리는 인도와 태국, 이집트, 멕시코 등 신흥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상태였다.

로젠펠드 CEO의 예상은 맞았다. 캐드버리의 유통망과 제?덕분에 크래프트는 인수 직후 매출이 27% 이상 늘었다.

지금의 조직 구조가 갖춰진 건 2012년부터다. 로젠펠드 CEO는 북미 지역의 식품사업을 담당하는 크래프트푸드그룹과 글로벌 스낵사업을 담당하는 몬델리즈로 기업을 나누기로 했다. 로젠펠드 CEO는 분사 이후 글로벌 스낵 사업의 수장을 맡고 있다.

몬델리즈의 한 해 매출(2013년 기준)은 353억달러다. 전체 매출의 40%가량이 유럽에서 나오고 있다. 북미와 남미 지역 매출은 각각 20%, 15% 수준이다. 아시아태평양이 14% 정도다. 몬델리즈의 효자 제품은 비스킷이다.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맡고 있다. 초콜릿이 그 뒤인 27%를 차지하고 있으며 음료가 17%, 껌과 캔디, 치즈가 각각 14%, 9%를 차지하고 있다.


커피시장까지 세 확장

2012년 분사 이후 몬델리즈는 도전을 감행했다. 기존 사업 모델에서 벗어난 새로운 영역에서 세를 키우기로 한 것이다. 기존 제품에만 안주해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갈수록 둔화되는 매출도 영향을 미쳤다. 몬델리즈가 선택한 사업은 커피였다.

몬델리즈는 작년 7월 제이콥스도우에그버츠를 선보였다. 몬델리즈의 커피사업을 네덜란드 커피 전문 업체 DE 마스터블랜더스1753과 합병한 것이다. 몬델리즈는 커피사업을 넘기는 대신 DE마스터블랜더스에서 제이콥스도우에그버츠 지분 49%를 받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018년이면 세계 커피시장이 10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라며 “연매출 70억달러에 달하는 제이콥스도우에그버츠는 세계 커피시장의 23%를 차지하는 1위 업체 네슬레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이콥스도우에그버츠는 캡슐 커피시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네슬레의 캡슐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소비자 선택권 확대가 우선”

기업의 목표는 수익성 향상이다. 기업들이 원가 등 비용 절감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하지만 몬델리즈는 비용 절감을 최우선 가치에 두지 않는다. 과거 저녁식사 대용 치즈 제품에서 치즈 함유량을 줄였다가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었던 아픈 경험 탓이다. 이탈한 소비자를 끌어오고 제품 신뢰도를 높이는 데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몬델리즈는 ‘비용 절감이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됐을 때 소비자는 기업을 떠난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몬델리즈가 인기 있는 제품을 다양화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소비자마다 원하는 제품 크기나 활용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몬델리즈는 최고 인기 제품 중 하나인 오레오 쿠키를 부드러운 케이크 형태로도 생산하고 있다. 또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는 빵에 발라먹을 뿐 아니라 여러 음식에 넣을 수 있도록 크기와 모양을 다르게 판매하고 있다. 치즈의 향과 맛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로젠펠드 CEO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제품 가격에 합당한 육?질, 포장 크기를 고민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며 “궁극적인 목표는 건강에 좋으면서도 맛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몬델리즈가 강조하는 또 다른 하나는 현장이다. 본사가 중심이 돼 수립하는 경영 전략은 의사결정 과정이 빠르다. 반면 현장에서 동떨어질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이 때문에 몬델리즈는 효율성보다 소비자가 있는 현장에 더 집중한다.

로젠펠드 CEO는 임원들에게 항상 “시장이나 소비자와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즉시 조직을 재정비해야 한다”며 “본사 주도적인 의사결정 관행을 버리고 현장에 초점을 맞춘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춰야 기업 경쟁력이 배가 된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몬델리즈는 각 매장 책임자들에게 부여하는 권한을 갈수록 확대하고 있다. 권한 확대를 통해 각 매장 책임자의 주인의식을 키울 수 있다는 게 몬델리즈의 판단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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