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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산에 잠식된 자생식물 보호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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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법 제정 촉구하는 이택주 한택식물원 원장

역수입된 국산 개량종, 시장 잠식
선진국들은 '유전자 확보 전쟁'
동양 최대 규모 2400여종 보유



[ 김인완 기자 ] “우리 자생식물들이 외국으로 반출돼 개량품종으로 다시 수입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무분별한 개발로 멸종위기 식물이 늘고 있어 자생식물을 보호, 육성하려는 노력이 시급합니다.”

이택주 한택식물원 원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영국 네덜란드 스위스 독일 일본 등 선진국들은 100여년 전부터 식물종의 유전자 확보를 위해 ‘총탄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원장은 요즘 식물학자들과 함께 식물원법 제정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나무를 보호·관리 및 지원·육성하는 수목원법은 있지만 아직 지피식물, 초화류 등 자생식물 종자를 보호 및 지원·육성하는 식물원법은 없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제주 고산식물을 비롯해 전국의 멸종위기 식물을 한택식물원으로 옮겨와 육종하고 복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라일락(상품명 미스김라일락), 백합, 크리스마스트리용인 구상나무, 원추리 등 遮煐?외국 품종들이 실제는 우리 자생식물을 가져가 만든 개량종”이라며 자생식물에 무관심한 국내 현실을 꼬집었다.

이 원장은 1985년 사재를 털어 선산을 사들여 아시아 최대의 개인 사설 식물원인 한택식물원을 세웠다. 경기 용인시 비봉산 자락 65만㎡에 지금까지 300억원을 들여 수목류 1200여종과 자생화 1200종 등 총 2400여종의 국내 식물을 키우고 있다. 외국 종까지 포함하면 총 9000여종에 달한다. 이 원장은 “남북한을 통틀어 국내 자생식물은 모두 3700여종”이라며 “식물원 규모는 동양 최대”라고 전했다.

이 원장이 자생식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국내 고유의 야생화로 알려진 봉숭아와 민들레가 거의 사라져 외국에서 들여오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뒤부터다.

이 원장은 한양대 토목학과를 나와 건설회사에 다니다가 1978년 퇴직하고 고향인 경기 용인에서 축산농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한우 가격이 폭락해 큰 빚을 졌다. 그는 “축산의 꿈을 접고 소를 키우던 초지에 야생화를 심었는데, 자생식물은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자란다는 사실에 매료돼 이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상당수 자생식물이 점차 소멸되면서 외국산이 잠식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워 자생식물을 구하러 전국 산과 섬은 물론 티베트, 몽골까지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헬기장, 산장 등 무분별한 개발로 설악눈주목, 고추냉이 등 주요 식물들이 멸종될 위기에 놓여 있다”며 “정부와 국민 모두 자생식물 보호·관리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인 그는 정부에 자喧캣걋?활용한 도시·농촌 간 문화교류사업도 제안했다. 농가와 도시인들이 야산에 약초와 산나물 등 자생식물을 심고 생태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원장은 “식물원은 면적보다 얼마나 많은 식물 유전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과학적인 연구기능을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세계 최고 식물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용인=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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