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 선정, 5월 가볼 만한 곳
여수 봄 바다 바라보며 맛보는 서대회 무침
포항 죽도시장서 만나는 '어부들의 별미' 물회
속초 갯배 타고 아바이마을 오징어순대 '한입'
광주 송정역 떡갈비골목엔 고소한 냄새 가득
대구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서 '치맥' 즐겨요
남원 지리산 자락서 자란 흑돼지의 쫄깃한 맛
[ 최병일 기자 ]
봄은 미식의 계절이다. 새로운 기운이 넘치는 봄을 맞아 육지와 바다의 식재료는 싱그러움과 영양을 가득 품는다. 지역마다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진 먹거리가 여행객을 유혹하는 시기. 나른한 몸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전국의 대표 먹거리를 찾아 떠나보자. 찬란한 태양에 봄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봄 바다의 먹거리로 가득한 여수
도시와 바다, 365개 섬이 어우러져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미항 여수. 5월의 여수는 서대, 장어탕, 갯장어, 게장 등으로 더 풍성해진다.
가자미목에 속한 서대는 생김새가 납작하며 5~6월에 가장 많이 잡힌다. 여수 사람들은 서대를 가늘게 썰어 1년 이상 발효한 막걸리식초와 고추장, 갖은 양념에 새콤달콤하게 무쳐 먹는다. 서대회 무침을 주문하면 밥이 함께 나오는데, 커다란 대접에 밥과 회 무침을 넣고 참기름을 둘러 쓱쓱 비비면 별미다.
여수식 장어탕은 장어 뼈를 오래 끓인 국물에 고춧가루와 갖은 양념, 숙주, 양배추를 넣어 만든다. 자연스러운 단맛과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 일품. 갯장어를 사용하는 샤부샤부는 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서 더 귀하다. 5월 초부터 맛볼 수 있고, 여름철 보양식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촘촘하게 칼집을 넣은 갯장어가 끓는 국물에 들어가는 순간 꽃송이처럼 활짝 피어난다. 이때 건져 부추 양파 등과 함께 먹는다. 여수 국동항에서 여객선으로 5분 거리인 경도에 갯장어 샤부샤부를 하는 집이 많다.
여수에서는 게장을 돌게로 담근다. 돌게는 꽃게보다 작고 껍데기가 단단하며, 오래 두지 않고 신선할 때 먹는다. 봉산동에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내는 식당이 있다. 여수시청 관광과 (061)659-3871
어부들의 별미인 ‘포항물회’ 만나요
포항은 전복죽, 활어회, 물회, 국수, 찐빵 등 다양한 먹거리로 가득하다. 많은 명소 중 죽도시장은 포항 여행에서 빠뜨릴 수 없는 곳. 죽도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먹거리는 물회다. 고기를 잡느라 바쁜 어부들이 한 끼 식사를 빨리 해결할 요량으로 먹던 음식이다. 방금 잡은 물고기를 회 쳐서 고추장 양 娥?물을 넣고 훌훌 들이마신 데서 유래했다. 처음에는 어부 사이에서 유행하다가 차차 주민에게 알려지면서 ‘포항물회’라는 지방 특유의 음식으로 정착했다. 매콤하고 시원한 물회 한 그릇을 비우면 나른한 몸에 생기가 돈다.
전복죽도 빼놓기 어렵다. 굵직하게 썬 전복에 참기름을 두르고 끓이는데, 고소한 풍미가 남다르다. 내장을 함께 넣고 끓여 깊은 맛이 난다. 이 맛에 반해 떠먹다 보면 금세 바닥이 보인다.
뜨끈한 수제비도 지나치면 섭섭하다. 시장 한쪽에 수제비를 파는 좌판 식당이 많다. 메뉴는 수제비와 칼국수, 칼제비가 전부. 감자와 부추 등을 넣고 끓인 멸치 국물에 칼국수와 수제비를 넣고 김 가루를 뿌려 낸다. 탁자마다 양념장과 다진 청양고추가 있어 취향에 따라 넣어 먹는다. 칼국수와 수제비 중 뭘 먹을지 고민이라면 ‘섞어’로 통하는 칼제비를 선택한다. 한 그릇에 칼국수와 수제비를 반씩 담아준다. 포항시청 국제협력관광과 (054)270-2373
속초에 왔다면 순두부를 지나칠 수 없지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을 벗 삼아 만나는 푸른 바다.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물결과 함께 피어나는 새 생명을 두 눈 가득 담을 수 있는 기회다.
속초 동명항은 봄 바다와 함께 관광과 미식을 옙첼?누릴 수 있는 곳이다. 항구 입구의 영금정에서 듣는 철썩이는 파도 소리는 마음의 병까지 씻어낼 듯 시원하다. 속초 시내와 바다를 조망하고 싶다면 속초등대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순두부는 속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설악산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들어선 학사평 콩꽃마을에는 순두부 식당 80여곳이 모여 있다. 이곳에서는 매일 아침 잘 불린 국산 콩으로 그날 팔 순두부를 만든다. 학사평 순두부는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해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식감과 짭짤한 맛이 특징이다. 칼칼한 맛이 좋다면 바지락이 씹히는 얼큰이 순두부가 제격이다.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청호동 쪽으로 가면 아바이마을을 오가는 갯배가 있다. 갯배는 줄을 끌어 사람들을 실어나르는 추억의 명물이다. 갯배로 50m 정도의 바닷길을 건너면 14 후퇴 때 국군을 따라 내려온 함경도 실향민이 터를 잡은 아바이마을이 있다.
여기서 맛보는 오징어순대와 함흥냉면은 실향민의 아픔까지 더해지면서 남다른 맛을 낸다. 속초시청 관광과 (033)639-2713
KTX 타고 편히 맛보는 송정 떡갈비
최근 서울 용산역에서 광주송정역까지 KTX가 연결되면서 여행이 좀 더 편리해졌다. 광주오미(五味) 중 하나로 꼽히는 송정 떡갈비도 쉽게 만날 수 있게 됐다.
광주송정역 인근의 떡갈비골목의 아침은 경쾌한 도마 소리로 시작한다. 식당마다 풍기는 고소하고 기름진 냄새에 코가 절로 벌름거린다. 보통 떡갈비 하면 소고기를 떠올리지만 송정 떡갈비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어서 만든다.
큼지막한 산적을 구워놓은 듯 네모진 떡갈비 모양이 이색적이다. 떡갈비를 상추와 치커리, 신선초 등 갖가지 채소에 싸 먹는다. 떡갈비 쌈을 푸짐하게 싸서 한입 먹으면 누구나 단골손님이 된다. 부드러우면서 쫀득한 식감과 입안에 착착 감기는 감칠맛이 일품이다. 담백하고 달콤한 맛에 젓가락을 놓을 틈이 없다. 여기에 쌉싸름한 채소가 더해져 느끼하지 않으니 자꾸 손이 간다.
떡갈비에 곁들여지는 뼛국은 송정의 독특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음식이다. 돼지 뼈와 다시마, 무 등을 넣고 오랫동안 끓여 내는 뼛국은 그 자체가 훌륭한 메뉴다. 떡갈비 한 접시에 뜨끈한 국물 한 그릇을 후루룩 마시면 든든하다. 육회비빔밥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이름 그대로 비빔밥에 육회가 푸짐하게 얹혀 나온다. 광산구청 주변에 떡갈비 전문 음식점이 늘어섰으며, 어느 집에 가도 맛깔스러운 식사를 기대할 수 있다. 광주시 관광진흥과 (062)613-3624
양념치킨도 부럽지 않은 대구 닭똥집
대구에는 납작만두, 막창, 매운 갈비 등 독특한 음식이 많다. 동구 지역에서 눈에 띄는 것은 튀김똥집이다. 원래는 닭 모래주머니인데 평소 닭똥집이라 불러서인지 그 명칭이 더 친근하다. 보통은 구워서 기름장에 찍어 먹지만 대구에서는 치킨처럼 튀긴 다음 양념까지 입혀 먹는 걸 즐긴다.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은 ‘치맥로드’로도 불린다. 값싸고 푸짐하게 즐길 수 있어 대학생과 직장인은 물론, 대구를 찾는 여행객의 입맛까지 사로잡는다. 닭똥집의 핵심은 쫄깃한 맛. 튀겨서 고소 ?맛을 더하고 양념에 버무리면 양념치킨보다 한 수 위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맛을 낸다. 튀김똥집과 양념똥집 외에 간장똥집, 찜닭, 양념치킨, 프라이드치킨 등도 있다.
낮보다는 저녁에 가야 치맥로드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시원한 맥주에 고소한 똥집튀김을 씹다 보면 답답한 가슴마저 시원하게 뚫리는 듯하다. 다소 이르게 도착했다면 치맥로드의 분위기가 무르익기를 기다리며 관광을 하는 것도 좋다. 시장에서 동쪽으로 3.7㎞ 정도 떨어진 아양 기찻길은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기 적당한 장소다. 대구선 폐철교가 시민의 쉼터이자 관광 명소로 새롭게 태어났다. 전망대와 카페, 전시 공간이 있고 야경이 특히 인상적이다. 유리 통로 아래로는 옛 철길과 강물이 내려다보인다. 대구시 동구청 문화교육과 (053)662-4072
‘광한루연가’를 품은 남원 추어탕
고전소설 ‘춘향전’의 발상지인 전북 남원. 봄이 되면 이 고장의 면면은 이 도령과 춘향의 풋풋하고 애틋한 사랑을 닮아간다. 남원 여행의 시작은 광한루원이다. 광한루원은 보물 제281호 광한루가 있는 정원을 부르는 말로, 이몽룡과 성춘향이 처음 만난 장소다. 계절마다 작심한 듯 표정을 바꾸니 직접 보기 전에는 그 매력을 다 알기 어렵다. 광한루를 배경으로 정면의 연못에는 신선이 산다는 전설의 삼신산을 본떠 만든 세 개의 인공섬이 있다. 오른쪽에는 양쪽 끝을 내리고 가운데를 높여서 무지개처럼 만든 오작교가 한껏 멋을 뽐낸다. 다리 위를 오가는 여인들은 누구나 춘향이 되기를 꿈꾼다.
남원에 왔다면 추어탕을 먹어봐야 한다. 남원추어탕이 유명한 건 섬진강 지류의 추어와 운봉 고랭지의 토란대나 시래기가 넉넉한 까닭이다. 시래기와 들깨가루를 듬뿍 넣고 걸쭉하게 끓인 국물이 특징. 남원 시내에서 동쪽에 있는 운봉읍은 흑돼지로 이름이 높다. ‘지리산고원흑돈’에 가면 해발 400~600m 고랭지에서 기른 버크셔 순종 흑돼지를 낸다. 육질이 부드럽고 비계가 쫀득해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삼겹살, 목전지, 항정살, 가브리살, 갈매기살 등을 고루 맛볼 수 있는 ‘흑돈 명품 한 마리’가 좋다. 야외에서 바비큐로 먹을 수도 있다. 남원시청 문화관광과 (063)620-6162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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