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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물어보면 인공지능이 답변 …세제 떨어지면 세탁기가 주문…삼성 투자 사례를 보면 10년 뒤 미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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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검색 등 연구 활발
가상화폐 기술도 공동개발



[ 남윤선/박병종 기자 ] 2025년 서울. 직장인 A씨는 저녁에 손님을 대접할 식당을 찾기 위해 갤럭시S16을 꺼내 들었다. “오늘 저녁 미국 손님들과 갈 만한 한식당은 어디가 좋아”라고 묻자 인공지능 검색엔진이 최적의 식당을 하나 골라준다.

접대를 마치고 집에 오니 세제가 배달돼 있다. 세제가 떨어진 것을 안 세탁기가 알아서 주문한 것이다. PC 앞에 앉아 프랑스 쇼핑몰에서 눈여겨본 옷을 삼성의 가상화폐인 ‘삼성코인’으로 주문했다. 카드수수료나 환율로 인한 손해도 없다.

지금으로선 소설 같은 얘기다. 하지만 삼성이 10년 뒤 그리는 세상은 대략 이런 모습이다. 삼성의 최근 투자 및 연구 사례를 보면 답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GIC)는 최근 인공지능 검색엔진업체 ‘킨진’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웹사이트의 문맥까지 읽어 사용자의 질문에 답해주는 검색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지금의 검색엔진은 단순히 검색어와 같은 단어가 있는 웹페이지를 찾아 주지만, 킨진은 질문에 대답하는 식이다. 직원 10명도 안 되는 작은 회사지만 삼성을 비롯 영국 1위 이동통신사 보다폰, 중동의 유명 벤처투자사인 사와리벤처스가 투자했을 정도로 독창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위터가 올초 직원 10명짜리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페리스코프를 인수하고 이를 곧바로 서비스로 출시해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며 “삼성도 비슷한 맥락에서 다양한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는 IBM과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의 활용 방안을 공동 연구하기도 했다.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쓰인 일종의 ‘거래내역 추적 시스템’이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금융거래에서 해킹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비트코인과 비슷한 자체 가상화폐를 만들 수 있다. 이 가상화폐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하면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

청소기가 고장을 인식하면 스스로 수리센터에 연락해 수리를 받고 비용을 가상화폐로 알아서 내는 식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컴퓨터에 달린 저장장치의 여유 공간을 삼성 데이터센터로 쓰는 것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가능하다.

삼성 관계자는 “당장 사업 연관성이 없더라도 유망한 기업이나 기술에는 조건을 달지 않고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블록체인

가상화폐 거래에서 해킹을 막는 기술.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적용됐다. 기존 금융회사들은 중앙집중형 서버에 거래기록을 보관한다.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한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내역을 보내주고, 거래할 때마다 이를 대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위조를 막는다.

남윤선/박병종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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