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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아라미드 수출 길 열렸다"…코오롱 '꿈의 소재' 2조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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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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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오롱, 듀폰과 6년 소송 마침표

    "20년 숙원사업 반드시 성공" 이웅열 회장 강한 의지 보여
    1심 일부 뒤집은 항소심 결과에 듀폰도 부담 느껴 양측 합의



    [ 송종현 기자 ]
    코오롱이 듀폰과 6년간 영업침해 문제로 분쟁을 벌여온 아라미드 섬유는 강철보다 강도가 다섯 배 센 합성섬유로 업계에서는 ‘꿈의 소재’라고 부른다. 지난해 시장규모는 2조원대로 추정된다. ‘케블라’ 브랜드 등을 보유한 미국 듀폰과 ‘테크노라’ 등을 보유한 일본 데이진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코오롱은 10년 전인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듀폰과의 소송에 막혀 수년간 연 700억원대 매출에 머물러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듀폰과의 이번 합의를 계기로 세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계획이다. 특히 거의 수출이 막혀 있던 미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웅열 회장, 아라미드 사업에 강한 의지

    1심 재판부는 2011년 판결에서 코오롱 측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면서 듀폰에 9억1990만달러(4월30일 환율 기준 9879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에서는 코오롱 측에 유리한 정황이 인정됐으나 결국 합의한 배상금액은 2억7500만달러(약 2953억원)로 결정됐다.

    1심에 비해 규모가 줄었고, 5년 분납 조건이지만 코오롱의 아라미드 섬유 연 매출(700억~800억원 수준)을 감안할 때 결코 적지 않은 액수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상금과 벌금을 일시불로 지급한다고 가정할 경우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당순자산가치(BPS)는 현재 7만6000원 수준에서 7만1000원대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시험생산(1986년)에서 브랜드 출시(2005년)까지 20년이 걸린 아라미드 사업을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이웅열 코오롱 회장의 의지가 합의를 이끌어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듀폰과 같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미국의 제조회사들은 영업비밀이나 특허권 침해에 매우 치밀하게 대응한다”며 “소송을 끝까지 끌고 가기보다 적정 수준에서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코오롱도 지난해 4월 항소심 판결이 나온 직후부터 합의 여부를 검토해 이 회장의 재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듀폰 측 역시 “코오롱 측 주장과 증거가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채 1심 판결이 내려져 재심이 필요하다”는 요지의 지난해 4월 항소심 판결 결과에 대해 부담을 느꼈기 때문에 합의에 적극적이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코오롱, 세계시장 공략 시동

    듀폰과의 소송이 시작된 2009년 이후 코오藍?아라미드 매출은 700억~800억원 수준에서 정체돼 있었다. 영업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시행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듀폰과의 소송 결과에 따라 코오롱의 아라미드 섬유 사업이 언제든 중단될 수 있다’는 생각에 국내외 바이어들도 주문을 넣는 데 소극적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듀폰과의 소송이 코오롱의 아라미드 관련 영업에 족쇄를 채웠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코오롱은 자사 아라미드 브랜드인 ‘헤라크론’을 세계 시장에서 별다른 제약 없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제 막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경북 구미의 생산시설(연 5000t 생산규모)을 증설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는 어렵다”며 “합의 이후에는 바이어들이 자발적으로 주문하는 수요도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연내에 세계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섬유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이 해외 시장,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미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코오롱은 듀폰과의 소송이 시작된 2009년 이후 미국 시장으로의 아라미드 섬유 수출 실적이 연간 50t 미만에 머물렀다. 그러나 법원 판결에 따라 미국 내에서 코오롱 직원들이 앞으로 5년간 미국 정부의 보호관찰을 받게 되는 것은 여전히 부담이다.

    ■ 아라미드 섬유

    열과 화학약품에 강한 초강력 합성섬유. 불에 타거나 녹지 않으며 500도가 넘어야 비로소 검게 탄화(炭化)한다. 강도는 같은 무纛?강철보다 다섯 배 세다. 방탄복과 헬멧,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는 밧줄과 케이블 등의 소재로 쓰인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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