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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판결 역풍…대-중기 임금격차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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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인 미만' 중소기업 작년 7.4% 오를 때
'1000인 이상'은 13.3% ↑

중기·비정규직 보호한다더니…노조 있는 대기업 임금인상률 더 높아



[ 백승현 기자 ] ‘통상임금 판결’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간 임금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12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소득 양극화를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은 30일 처음 발행한 ‘임금정보 브리프’에서 2014년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기업 9905곳 중 임금교섭을 마친 8173곳(82.5%)의 통상임금 상승률은 평균 10.1%로 전년(3.5%)보다 6.5%포인트 이상 높아졌다고 밝혔다.

통상임금은 기업 규모가 클수록 많이 올랐다. 근로자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은 전년보다 7.4%, 300인 이상~500인 미만 사업장은 7.5%, 500인 이상~1000인 미만 기업은 8.9% 오른 데 비해 1000인 이상 대기업 사업장은 13.3% 인상됐다.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이 중소기업 근로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뛴 것이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센터 소장은 “지난해 노사가 합의한 기본급 등의 상승률은 4.1%로 2013년(3.5%)보다 소폭 높아졌지만 상여금 수당 등 포함 범위가 넓어진 통상임금 상승률은 10.1%로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기업 규모에 따라 기본적인 임금 격차가 큰 상황에서 노동조합이 있는 대규모 사업장일수록 인상률이 높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 예컨대 2014년 한 달에 100만원을 받던 중소기업 근로자는 7.4% 올라 107만4000원을 받고, 월 200만원을 받던 대기업 근로자는 13.3% 인상돼 226만6000원을 받는다는 계산이다. 100만원이던 소득 격차는 1년 만에 119만2000원으로 늘어났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센터 소장은 “2013년에는 각각 3.7%(300인 이상)와 3.8%(300인 미만)로 비슷했던 명목임금 인상률이 지난해에는 각각 5.2%와 2.6%로 벌어졌다”며 “2013년 통상임금 판결 당시 향후 기업 규모 간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소·영세기업의 두 배에 가까운 임금 인상을 주도한 대기업 노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최근 노동계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 판을 깨고 나가 파업에 나선 명분은 중소기업·비정규직 근로자 보호였다”며 “하지만 임금협상 결과를 들여다보면 노조 내에 비정규직이나 협력업체 근로자를 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속수무책이다. 통상임금 판결로 급격히 늘어나는 임금과 함께 내년부터 의무화되는 ‘60세 정년연장’에도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가 임금피크제 도입에 반대하고 있어 현 임금체계가 유지되면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에 신규 채용은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회가 2013년 5월 소위 ‘정년연장법’으로 불리는 고령자고용촉진법(고촉법)을 개정하면서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법안에 명시했으나 노조는 의무조항이 아닌 권고사항이라며 임금피크제 시행을 반대하고 있다. 노조 입장에서는 이미 얻은 ‘과실’에 대해 뒤늦게 값을 치를 이유가 없다고 버티고 있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표’만 의식해 부작용에 대한 고민 없이 서둘러 법을 만든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지난 28일 한경밀레니엄포럼에서 “공무원 정년을 사실상 65세로 늘리는 방안을 2017년부터 시범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동배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년 60세가 문제가 아니라 조만간 정년 65세 시대가 될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연공성 임금체계를 개편하지 않으면 정년 65세 시대는 매우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소득 양극화나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정규직과 아웃소싱을 비롯한 정규직 이외 집단 간의 임금 격차가 합당한지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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