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암울했던 국내 방송광고 시장에 올 여름 정책 변화에 따른 '대변화'가 예고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관련 수혜주(株)들이 주목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부의 방송광고 규제 완화로 지상파 방송사와 주요 광고업체들이 그동안 바닥이 드러났던 곳간을 채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국내 방송광고 시장, 불황 터널 끝 '빛' 볼까
29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4일 '광고총량제' 도입과 가상·간접광고 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앞으로 법제처 심사 등 행정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오는 7월, 늦어도 하반기 중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증권가는 이번 법 개정을 계기로 국내 방송광고 시장이 올해 불황의 터널 속을 빠져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광고경기와 실적이 밀접하게 연관된 SBS와 SBS홀딩스, 제일기획 등을 광고총량제 적용에 따른 수혜주로 주목하고 있다.
국내 광고 시장은 지난해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냈다. 2011년 이후 이어진 경기 침체에 세월호 참사 등이 겹치면서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도 사라졌다.
이에 광고 수익이 전체 매출의 약 80%를 泰置求?SBS는 광고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SBS는 18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SBS의 광고 매출은 2011년부터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여왔다. 연간 광고 매출은 2012년 5.5%, 2013년 4.8% 감소했으며, 지난해에는 7% 넘게 줄었다.
◆프로그램 광고 최대 50% 확대…SBS 등 지상파 수혜 예상
이번 방송법 시행령 개정의 핵심은 '광고총량제'다. 광고총량제란 방송 광고의 전체 허용량만 법으로 정하고, 각 방송사가 광고의 유형·시간·횟수·길이를 임의로 집행하게 하는 제도다.
광고총량제가 시행되면 지금까지 60분 프로그램 기준으로 최대 6분까지 허용되던 프로그램 광고(프로그램 앞뒤에 붙는 광고)는 최대 9분까지 50% 늘어나게 된다.
이에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은 광고 단가가 높은 인기 프로그램의 광고 시간을 대폭 늘림으로써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익희 SK증권 연구원은 "광고업계는 광고총량제 실시로 지상파 3사의 광고매출 증가분이 총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는 별도의 원가가 수반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영업이익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SBS는 '정글의 법칙' '동물농장' '아빠를 부탁해' 등 인기 프로그램이 광고총량제을 혜택을 볼만 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스포츠 경기에만 허용돼 온 가상광고도 앞으로는 오락과 스포츠보도 프로그램까지 확대된다.
문지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가상광고의 허용 장르도 확대돼 광고주의 선호도가 높은 프로그램 삽입 광고의 재원도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찻잔속의 태풍' 될 수도…장미빛 전망 경계
광고업체 제일기획도 수혜주에 이름을 올렸다. 제일기획은 올 1분기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호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갤럭시S6' 마케팅 강화 효과 등으로 실적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이다.
제일기획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241억원, 매출총이익은 20% 늘어난 2056억원을 기록했다.
김민정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했던 지상파 방송 광고는 올해 시행될 광고총량제와 가상광고 도입으로 3.4%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며 제일기획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2만6000원에서 3만원으로 올렸다.
일각에서는 광고 총량제 도입이 방송 광고시장의 근본적인 처방전이 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동안 절대적인 시청률을 기반으로 광고 시장에서 지상파가 누리던 특권이 광고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상파 외 콘텐츠 완성도가 높아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은 지상파 방송의 광고단가가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광고 총량제 도입이나 중간 광고 허용이 산업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되다"고 말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은 최종 통과 여부를 지켜봐야 하고, 영향력도 계량화하기 힘들다"며 "2010년 민영미디어랩 도 ?시점에도 광고 시장 참여자 대다수가 강력한 영향력을 전망했었으나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난 사례가 있다"고 장미빛 전망을 경계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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