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엔 460억弗 투자 약속
[ 임근호 기자 ] 중국 정부가 아시아·유럽을 잇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을 위해 외환보유액에서 620억달러(약 67조원)를 투입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중국 경제잡지 차이신을 인용, 21일 보도했다. 외환보유액을 이 사업에 투입하면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이 수익률이 낮은 미국 국채에 투자된 문제를 해결하고, 인프라 투자를 통해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정책은행인 중국개발은행에 320억달러, 중국수출입은행에 300억달러를 투입한다. 은행의 자본금을 높여주면서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이다. 이들 은행은 중국 재무부와 중국투자공사(CIC)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으나 이번 자본금 투입으로 인민은행이 중국개발은행의 2대 주주, 중국수출은행의 최대주주가 된다.
중국 재무부도 다른 정책은행인 중국농업발전은행에 자금을 제공할 계획이나 금액 등 세부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개발은행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일대일로 사업을 지원하려면 안정적인 외화자금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대일로는 중국 서부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와 중국 동부를 유럽과 잇는 해상 실크로드로 구성된다. 정책 자금은 철도와 항구 등을 건설하는 인프라 투자와 중국 기업의 수출자금 지원에 쓰일 계획이다.
FT는 “미국 수출입은행이 공화당의 반대로 예산을 배정받지 못할 위험에 처한 것과 비교된다”며 “세계 곳곳에서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미국이 더욱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20~21일 파키스탄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파키스탄에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460억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중국의 외화보유액은 3조7300억달러(지난 3월 말 기준)로 세계 외환보유액의 33%를 차지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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