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수율 97.2%…5년래 최저
불황에 자영업자 직격탄
[ 고은이 기자 ]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료 징수율이 최근 4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누적 체납액도 사상 처음으로 12조원을 넘어섰다.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들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4대 보험료를 징수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월 기준 4대 보험 징수율이 97.2%라고 20일 밝혔다. 통합 징수를 하면서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작년 말 97.5%에 비해서도 하락했다.
직장가입자 징수율은 건강보험이 99.4%, 국민연금은 98.9%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이 대다수인 지역가입자 징수율이 떨어져 전체 징수율이 낮아졌다. 2011년 98.6%이던 건강보험료 지역가입자 징수율은 올해 2월엔 95.3%까지 하락했다.
국민연금 상황은 더 심각했다. 지역가입자 징수율이 71.8%밖에 되지 않았다.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10명 중 3명은 보험료를 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1~2월 두 달간 덜 걷힌 지역가입자 국민연금 보험료만 1500억원이 넘는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징수율 하락은 불황 탓에 보험료를 감당하기 힘들어진 자영업자들이 사회보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민연금은 내지 않아도 당장 피해 볼 일이 없어 납부율이 더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6개월 이상 체납하면 재산 압류 등의 조치가 취해지는 게 원칙이지만 가입자의 납부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100% 강제 징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건보공단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4대 보험료 체납액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체납액(2월 기준 누적)은 건강보험 4조6086억원, 국민연금은 6조5696억원에 달했다. 4대 보험을 합친 체납액은 12조4954억원으로 3년 만에 2조5000억원 불어났다.
이처럼 4대 보험 징수율이 떨어질 경우 앞으로 정부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저소득 지역가입자가 4대 보험 사각지대로 몰리면 나중엔 결국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훨씬 많은 재정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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