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병훈 기자 ]
다른 지역에서 난 인삼을 섞어 ‘강화홍삼’이라고 이름 붙여 팔았어도 원산지표시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원산지란에 ‘국산’이라고 표기한 데다 인삼류는 국내 특정 지역의 지리적 특성이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는 이유에서다.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화인삼협동조합과 조합장 황모씨(58)의 상고심에서 벌금형을 선고했던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발표했다.
강화인삼협동조합은 2010~2013년 ‘봉밀강화홍삼절편’을 만들어 인터넷 등에서 총 1만8429개(소비자가 5억5287만원어치)를 판매했다. 제품명에 ‘강화’라는 말이 들어갔지만 이 제품은 강화군 인삼으로만 만든 게 아니라 국내 다른 지역산 인삼이 50% 이상 섞여 있었다.
1심은 무죄판결을 내렸지만 2심은 “일반 수요·거래자는 원재료인 인삼이 전부 강화에서 생산된 것처럼 혼동할 우려가 있다”며 유죄를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홍삼의 원산지를 국산이라고 표기한 이상 제품명에 ‘강화’라는 말을 썼어도 원산지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가 아니다”고 다시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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