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대규 기자 ] ▶마켓인사이트 4월17일 오후 2시11분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QIA)이 경남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감정평가액이 1조원에 달하는 베트남 하노이 최고(最高) 빌딩인 ‘랜드마크72’(사진)를 인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랜드마크72는 고(故) 성완종 회장이 이 빌딩 공사에서 시작된 부실을 감추기 위해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QIA는 채권단과 매각주관사인 영국계 부동산 투자자문사 콜리어스인터내셔널 뉴욕지점에 랜드마크 72빌딩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골드만삭스는 채권단의 랜드마크72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을 1조원에 승계하고 경남기업이 이 빌딩 인수를 위해 만든 특수목적회사(SPC)로부터 최대주주 지위를 이어받겠다는 생각이다. 골드만삭스는 다만 경남기업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점과 랜드마크72의 공실률이 40%에 달하는 등 우발채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 빌딩을 넘겨받은 후 부실채권(NPL) 형식으로 되팔아 痔痼?내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QIA는 8억달러에 이 빌딩을 통째로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법원 '스토킹 호스' 방식 매각 검토
법원 역시 경남기업이 6월까지 운용자금을 마련하지 않으면 파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골드만삭스, QIA와 채권단 간 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향후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랜드마크72의 매각을 완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토킹 호스란 인수의향서를 낸 후보와 가계약을 맺은 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본계약을 체결해 매각하는 방식이다.
채권단은 그동안 이 빌딩을 짓는 데 투입된 PF대출금과 이자를 감안해 매각 가격으로 1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8억달러에 통째로 사겠다고 제안한 카타르투자청보다 1조원의 대출 승계를 희망하는 골드만삭스에 좀 더 관심을 두고 있다.
랜드마크72는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하노이 서남쪽에 있으며 72층에 연면적이 61만㎡다. 이는 여의도 63빌딩의 3.5배, 두바이 부르즈칼리파의 1.3배 수준이다. 현재 한국의 GS건설 대림산업 등이 입주해 있다. 경남기업은 1조2000억원을 들여 이 빌딩을 지었고 채권단의 PF대출금은 5300억원에 달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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