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유동성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신용융자 잔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용융자 잔액의 증가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서라도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액은 전날 기준으로 7조759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신용융자 잔고는 종전 최고치인 2007년 6월26일의 7조105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5조770억원 수준이던 신용융자 잔액은 올해 들어서만 2조원 가량 급증했다.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며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상승세를 보이자 증권사 돈을 빌려 상승장에 합류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연초 이후 코스닥시장에 불이 붙으며 코스닥 신용융자 잔액이 유가증권시장 잔액마저 추월했다.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 잔액이 연초 2조5406억원에서 전날 3조2371억원으로 27.4% 늘어난 데 비해 코스닥시장 잔액은 같은 기간 2조5364억원에서 3조7353억원으로 47.3% 증가했다.
증시의 활황 국면에서 신용융자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과도할 경우 증시 조정 시 충격을 더하는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 장세의 특징은 빨리 결판을 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남의 돈을 빌려서라도 대량의 주식을 빠르게 사서 빠르게 먹고 나오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유동성 장세는 오를 때도 불같이 오르지만, 떨어질 때도 불같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레버리지(지렛대)를 너무 벌려놓으면 수습 과정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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