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기자 ] 전문대 학제가 기존 2~3년제에서 1~4년제로 바뀐다. 그러나 관련법 개정을 앞두고 4년제대가 “왜 전문대가 4년제로 가려 하느냐”며 강력 반발해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문대학 수업연한 다양화 정책토론회’는 이를 둘러싼 전문대와 4년제대 간 입장차를 조율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토론회를 주최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설훈 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은 “다양한 견해를 살펴보면서 전문대와 일반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고등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수업연한 다양화란 기존의 2~3년제 전문대 교육과정을 산업 수요에 따라 1~4년제로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푸는 내용. 1년제는 기능·훈련중심교육 위주의 비학위과정(학점인정)으로 운영된다. 4년제의 경우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산업체 수요에 근거한 분야로 국한하며 교육부 인가를 받아 운영하게 된다.
능력중심사회를 강조한 박근혜 대통령이 전문대 육성방안의 일환이자 국정과제로 제시한 만큼 그대로 추진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전문대 측에선 당초 토론회 참석 자체를 고사했었다. 4년제대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전문대 협의체인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는 이달 초 토론회를 계획했으나 의견 차로 연기된 끝에 이날 개최됐다.
토론회에서 전문대 측 주제 발표를 맡은 이승근 전문대교협 기획조정실장은 “그간 수업연한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모아져 국정과제로 추진돼 왔는데, 이제 와서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식의 4년제대 요구는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법안 소관위인 교문위원장이 양측을 중재해 막판 토론회 참석을 결정했다는 후문.
그러나 날 선 입장 차는 여전했다. 4년제대 측은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가 ‘사실상의 4년제화’라며 대학구조개혁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반면 전문대 측은 “4년제대가 전문대의 변화를 가로막는 ‘갑질’을 하고 있다. 능력중심사회에 역행하는 행위”라며 맞불을 놨다.
전문대 측 토론자로 나선 윤여송 인덕대 교수는 “전문대가 2년 과정을 4년 과정으로 변경할 경우 입학정원을 절반으로 감축하는 등 오히려 대학구조개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수업연한 다양화는 전문대 직업교육 발전을 위한 내용이다. 일반대와 전문대의 ‘밥그릇 싸움’으로 몰아가면 곤란하다”고도 했다.
그러나 4년제대 측 토론자인 최경수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발전기획단장은 “전문대 수업연한 확대는 전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입 시 부작용에 대한 대책 등 고등교육 전반의 학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전문대의 4년 과정이 필요한 분야가 전문대의 1% 정도에 불과하다면 이를 위해 전체 체계를 4년으로 열어놓는 방식은 설득력이 愎?rdquo;고 주장했다.
다시 한 번 일반대와 전문대가 ‘전문대 4년제 교육과정’ 도입을 놓고 평행선을 달린 셈이다.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를 골자로 한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오는 24일께 법안 심사를 앞두고 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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