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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규모 리플코인
노인 등에 다단계 거래
국내서 3억원어치 도난



[ 박병종 기자 ]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해킹, 다단계 사기 등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비트코인(사진)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자산총액 3000억원)의 가상화폐인 ‘리플’의 대규모 해킹 사건이 국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리플은 운영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비트코인과 달리 미국 리플랩스라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가상화폐다.

국내 거래소인 ‘디지털게이트코리아’ 회원 등 200여명의 계좌에서 3월20일부터 30일까지 3억원어치의 리플이 도난당했다. 국내에서 발생한 가상화폐 해킹 사건으로는 이례적인 규모다. 200여명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리플은 두 개의 계좌로 흘러갔다. 리플은 계좌 간 자금 이동 경로는 확인할 수 있지만 해당 계좌 주인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피해자 대부분은 불법 다단계 거래를 통해 리플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인 등 정보기술(IT)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속여 시가보다 3~5배 높은 가격으로 리플을 판매하는 다단계 조직이 활동하고 있다. 해당 다단계 조직은 가입자들의 리플 계좌를 대신 만들어주고 아이디와 비밀번호까지 관리해왔다. 디지털게이트코리아 측은 다단계 업자들이 부실하게 관리하던 비밀번호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기술은 금융거래는 물론 공증, 보안,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 등 각국 중앙은행도 비트코인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M은 비트코인 기술을 이용한 IoT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아직 법적 지위가 명확하지 않은 가상화폐가 각종 범죄에 악용되면서 가상화폐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세계 1위 가상화폐로 자산 규모가 3조원을 넘는 비트코인도 지난해 일본 마운틴곡스 거래소가 해킹 등으로 폐쇄된 뒤 가격이 폭락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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