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점유율 32%
유럽 등 글로벌 진출 가속
[ 남윤선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국내 기업용 무선랜 AP(access point) 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12년 시장에 진출한 지 2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5조원이 넘는 글로벌 기업용 AP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8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국내 기업용 AP 시장에서 점유율 32%로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부동의 1위였던 미국의 시스코를 제쳤다.
AP는 흔히 ‘공유기’로 불리는 무선 인터넷 연결 기기다. 기업용 AP는 일반 공유기보다 보안 기능을 강화한 제품이다. 과거 무선인터넷은 사무실에서 유선을 보완하는 정도로만 쓰였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고 PC뿐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무선랜 AP의 기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인터넷 속도가 느리거나 해킹에 노출될 경우 업무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 같은 트렌드를 보고 2012년 기업용 AP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삼성전자의 통신장비 기술과 갤럭시 스마트폰을 만들면서 쌓은 모바일 업무 환경에 대한 노하우를 합치면 단기간에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기존엔 시스코가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5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진 한국 미국 영국에서만 영업했지만 올해는 유럽 아프리카 시장에 뛰어든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기업용 무선랜 AP시장은 올해 50억달러(약 5조4000억원)에서 2018년 73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나아가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동한 ‘솔루션’ 사업도 가능하다. 보안 프로그램인 ‘녹스’가 깔린 갤럭시폰과 무선랜 AP를 패키지로 한꺼번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품 판매보다 기업간 거래(B2B) 쪽으로 삼성전자의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방침과도 맞아떨어진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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