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회계법인 조직개편 통해 재무자문과 회계자문 통합 운영 "수익성 강화차원"
자문사 없는 M&A늘어나고, 성공 보수 의존않기로...'안정'택한 회계법인들
삼일회계 2007년부터 합쳐, EY한영 올해 초 매트릭스로 개편, 안진은 현행 유지
이 기사는 04월03일(05: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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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회계법인이 지난 1일 조직개편을 통해 재무자문과 회계자문 조직을 통합했다. 기업이나 사모펀드(PEF)들이 재무자문 없이 인수합병(M&A)을 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회계법인들의 수익성도 저하되면서 기존 서비스 조직을 기업고객 편의에 맞춰 통합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정회계법인은 M&A매물을 찾거나 인수후보를 찾아 자문을 해주는 기존 재무자문 조직을 회계자문 조직과 합치기로 했다. 회계자문 조직은 M&A과정에서 인수 기업의 재무제표를 점검하고 회계부문 이슈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재무·회계 등 기존 회계법인의 업무영역별로 나눴던 조직을 기업고객에게 원스톱으로 제공하기위해 조직을 합쳤다”며 “삼일회계법인처럼 재무자문과 회계자문을 함께 취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회계법인 가운데 가장 먼저 재무자문과 회계자문을 통합한 곳은 업계 1위인 삼일회계법인으로 2007년부터 감사와 재무자문, 회계자문, 실사 조직간 벽을 허물어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Y한영은 올해 초부터 재무자문 조직과 회계자문 조직을 기업 고객군별로 ‘매트릭스’형태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회계자문 인력(85명)을 가진 딜로이트안진의 경우 재무자문 조직과 물리적 통합은 검토하지 않고 있지만 서비스측면에서 시너지를 추구하고 있다.
그동안 회계법인들의 재무자문 본부는 M&A시 매각을 주도하는 ‘매각주관사’자리나 ‘인수자문사’자리를 두고 골드만삭스·JP모건·크레디트스위스·씨티·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IB나 NH투자·삼성·대우증권 등 국내증권사와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자문사를 두지 않고 자체 인력으로 M&A거래를 성사시키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재무자문 시장이 위축됐고, 그 여파로 외국계 IB들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을 비롯해 국내 회계법인들의 재무자문 영업도 불황기를 겪고 있다. 실제 최근 삼성과 한화그룹간 방산·석유화학사업 ‘빅딜’은 IB없이 자체적으로 M&A거래가 이뤄졌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한국에서 재무자문 부문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IB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충하기위해서 회계법인들이 대부분 재무와 회계 조직을 합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이 일정한 회계자문 조직과 변동성이 심한 재무자문 조직간 통합은 회계법인 전체 수익성 차원에서도 이득이다. 회계법인의 재무자문 수익은 철저히 ‘성공보수제’다. 기업들의 M&A가 성공할 경우에 매각대금의 1%에 가까운 수수료를 받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받지 못한다. 반면 회계자문 수수료는 매각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받을 수 있다. 비록 매각자문처럼 성공했을 경우 수십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한번에 거둘 수 없지만 매년 일정한 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안대규/김태호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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