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남 기자 ] 외국인이 사흘 만에 국내 증시에서 매수 기조를 나타내면서 향후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국내로 유입되고 있어 외국인의 매수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수출 기업의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3일 오전 10시48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298억원 어치의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장 초반과 비교해 점차 매수 규모가 커지고 있다. 반면 개인(133억원)과 기관(165억원)은 매도에 나서고 있다.
최근 지수 하단을 받치며 코스피를 이끌던 개인은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에 물량을 내놓으며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13거래일째 '팔자'를 외치고 있는 기관은 투신(229억원)을 중심으로 매물이 집중된 모습이라 여전히 펀드 환매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관이 펀드 환매 등의 압력으로 매도 우위를 보이는 것과 달리 외국인은 지속적인 매수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마켓 펀드의 아시아 유입 자금 중 상당수가 국내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펀드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리서치기업인 'EPFR'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신흥국전역(GEM) 주식형 자금에는 2억5600만달러가 유입됐다. 반면 북미 지역은 149억64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노상원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북미 자금 중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을 벤치마크로 하는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500 ETF Trust'에서 1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했다.
북미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신흥국과 서유럽 지역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 애널리스트는 북미 지역의 자금 유출 이유에 대해 "미국의 경제 지표가 방향성 없이 혼조 양상을 보이고, 경기 개선 속도가 완만한 상황에서 올해 들어서 미국 증시의 주가가 뚜렷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도 "글로벌 유동성은 아시아 증시를 조준하고 있다"면서 "리스크에 민감했던 유럽계 자금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를 계기로 신흥국에서의 주식자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이 예상되면서 신흥국 중에서 제조업 경쟁력이 있는 아시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기업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국내 증시로 자금 유입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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