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구와 경제 규모가 가장 큰 캘리포니아주가 주 역사 167년만에 처음으로 물을 최대한 아껴 쓸 것으로 강제하는 명령을 내렸다. 급기야 주 내 잔디밭 5000만 제곱피트(465만 ㎡)를 없애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물 낭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온 잔디밭을 대거 없애 버리겠다는 것이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1일(현지시간) 산하 모든 기초자치단체들의 물 사용량을 25% 이상 강제로 감축하는 방안을 주 수자원 관리위원회가 수립토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물 사용량 강제 감축분은 앞으로 9개월간 18억5000㎥(1조8천500억ℓ)에 이른다.
최근 몇 년간 극심한 가뭄이 이어져 저수지들이 잇따라 바닥을 드러냈고 겨울에 눈도 거의 내리지 않은 탓에 취한 비상 조치다.
캘리포니아 브라운 주지사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동부 내륙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있는 소도시 필립스에서 열린 주 수자원 관리위원회의 적설량 측정을 참관하면서 "오늘 우리는 눈이 5 피트(약 150 cm) 쌓여 있어야 하는데도 마른 풀만 있는 땅에 서 있다"며 "이 역사적인 가뭄 탓에 전례 없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고통 분담을 호소했다.
이에 앞서 작년에 브라운 주지사는 가뭄에 따른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도로에 설치된 화단의 잔디밭에 물을 주는 행위도 금지된다. 화장실 변기와 수도꼭지 등에 관한 규제 기준도 상향 조정된다. 물과 에너지 사용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사는 소비자에게 한시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대학 캠퍼스, 골프장, 묘지 등이 물 사용량을 크게 줄이도록 의무화했다.
새로 지어지는 주택과 개발 단지는 물 사용 효율이 높은 '드립 관개' 시스템을 설치하지 않는 한 마실 수 있는 물을 잔디밭 등에 뿌리지 못하게 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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