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of the month - 혼다 뉴 레전드
배기량 줄이고 엔진 출력 키우고
보석처럼 빛나는 헤드램프
인공지능 센서로 안전 확보
장애물 식별도 더 빠르게
[ 최진석 기자 ] ‘세계 최초’는 쉽게 차지할 수 없는 영광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무언가를 해냈다는 건 그 부분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나다는 의미여서다. 혼다의 플래그십(기함) 세단 레전드는 혼다 브랜드 내에서 줄곧 이 역할을 맡고 있다. 혼다의 새로운 기술은 레전드를 통해 태어난 뒤 어코드를 비롯한 다른 차종으로 확대된다. 뉴 레전드 역시 5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답게 세계 최초의 첨단 기술로 무장했다.
4륜조향에서 나오는 정교한 몸놀림
일반적으로 앞바퀴 굴림 차들은 방향 전환을 할 때 스티어링휠을 돌리면 앞쪽 두 개의 바퀴가 움직인다. 뒷바퀴는 앞바퀴가 가는 데로 따라갈 뿐이다. 그런데 혼다의 4륜 정밀 조향 기술(P-AWS)은 차원이 다르다. 뒷바퀴도 함께 움직여 차량 방향 전환과 제동에 도움을 준다. 제동 시에는 뒷바퀴를 위에서 봤을 때 앞부분이 뒷부분보다 좁아진다.
바퀴의 앞부분이 차량 안쪽으로 꺾이는 것을 토인(toe-in)이라고 한다. 반대로 바퀴 앞부분이 바깥을 향하면 토아웃(toe-out)이다. 코너를 돌 때는 뒷바퀴가 앞바퀴와 반대로 움직인다. 차량이 우회전을 하면 앞바퀴는 모두 우측으로 회전한다. 뒷바퀴는 차량의 회전이 쉽게 하기 위해 반대인 좌측을 향한다.
뒷바퀴의 최대 조향각은 2.0도다. 작은 각처럼 보이지만 이것만으로도 핸들링이 크게 개선된다. 각도가 커지면 오히려 안전성을 해칠 수 있다. 4륜 조향 기술은 혼다 외에 포르쉐 등 일부 브랜드에서만 상용화하고 있다.
핸들링 보조 시스템(AHA)과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VSA)도 함께 움직인다. AHA는 각 바퀴의 제동력을 제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뒷바퀴의 움직임과 적절한 제동력 배분,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까지 더하면 차량은 코너를 가장 효율적인 라인을 그리면서 빠져나가게 된다.
안전기술 향상에는 혼다의 로봇 공학 기술인 혼다 로보틱스의 인공 지능 및 센서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이를 ‘혼다 센싱(Honda Sensing)’이라고 부른다. 차체의 센서와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자동적으로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한다. 또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ACC)와 저속 구간에서 앞 차량을 따라 달리는 저속 추종 시스템(LFS)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 충돌 방지 제동 시스템(CMBS) 등이 그것이다. 이들의 정밀하고 체계적인 계측에 의해 편의성은 상승하고 사고 발생 가능성은 낮아진다.
보석처럼 빛나는 눈
야간 운행에서 시야 확보야말로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혼다는 광학 발광다이오드(LED)를 떠올렸다. 헤드램프 좌우에 박힌 총 10개의 광학 LED 헤드램프는 빛나는 모양이 보석처럼 아름답고 밝다. 그래서 이름도 ‘보석 눈(쥬얼 아이·Jewel Eyes)’이다.
각 렌즈는 위치에 따라 0~21도까지 빛을 굴절시키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운전자는 기존보다 넓고 명확하게 장애물과 차량을 확인할 수 있다. 혼다에 따르면 기존 헤드램프보다 5.3m(시속 100㎞ 기준) 먼저 전방의 장애물을 식별할 수 있다.
엔진 부문의 변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자동차 업계는 배출가스 규제 때문에 엔진을 작게 만들면서도 출력과 연비는 이전보다 개선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를 ‘다운사이징’이라고 한다.
혼다는 자사의 다운사이징 기술을 ‘어스 드림 테크놀로지’로 부른다. 3.5L i-VTEC 6기통 직분사 엔진은 기존 4세대 모델보다 배기량을 200㏄가량 줄였다. 하지만 출력은 307마력에서 341마력으로 커졌다.
i-VTEC은 가변 밸브 제어 기술을 가리키는 단어다. 쉽게 말해 엔진이 흡입→압축→폭발→배기 4행정으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연료와 공기가 오갈 수 있도록 밸브의 개폐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다. 혼다는 이 기술을 가장 먼저 개발했고 완성도 역시 세계 자동차 브랜드 중 가장 높다. 혼다 기술의 힘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