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도는 산업현장
조선·전기기계 제외 모든 업종 100 넘어
전력판매 1% 증가…소비·투자 회복이 관건
[ 김재후 / 김유미 기자 ] 오는 2분기(4~6월) 국내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보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는 등 산업 현장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75%로 낮추고, 정부가 연내 10조원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이달 4일부터 20일까지 379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분기 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110을 기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지난 1분기 BSI 전망치 91보다 19포인트 뛴 것이다. 작년 2분기(114) 이후 최고치다. BSI가 100 이상이라는 것은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의미다. 100 미만이면 반대의 뜻이다.
○2월 전력 판매도 늘어
2분기 BSI 전망치는 조사 대상 11개 업종 중 조선(90)과 전기기계(93)를 빼곤 모든 업종에서 100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1분기 104→137)와 전자(79→116), 기계장비(88→115) 등 업종의 BSI 상승폭이 컸다. 자동차 기업들의 BSI 전망치도 1분기 90에서 2분기 106으로 올랐다.
제조업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전력 판매량을 보면 이미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2월 중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214억8100만㎾h로 지난해 2월(212억5900만㎾h)보다 1% 증가했다. 김종철 산업부 전력진흥과장은 “작년과 달리 올해엔 설 연휴가 2월에 있어 통계 기준 2월 조업일수는 1년 전보다 2.5일이 감소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용 전력 판매가 늘어난 것은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2월 전력 판매 증가율이 높은 업종은 석유정제(7.5%) 기계장비(7.5%) 등이다.
○경기회복 다섯 가지 신호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국내 경기 회복 가능성을 높이는 다섯 가지 신호를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가 꼽은 다섯 가지 신호는 △미국의 수요 증가 △교역 조건 개선 △경기심리 개선 △소비 및 설비투자지수 개선 △디플레이션에 대한 과도한 우려 완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선 수요가 살아난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을 늘리면 중국 경제가 좋아지고,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도 회복세를 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한국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나라다.
교역 조건도 뚜렷하게 좋아지고 있다. 상품을 수출하고 받은 돈으로 다른 나라의 물건을 얼마만큼 수입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수입 가격/수출 가격)는 지난달 100.52로 전년 동월에 비해 12.6% 상승했다. 2010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지 Ⅰ?100을 넘으면 같은 수출 실적으로 더 많은 양을 수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악화되던 소비 심리도 전환점을 돌지 주목된다. 작년 11월 내구재 소비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7.1%를 나타냈다. 작년 12월(14.9%)과 올 1월(10.0%)까지 계속 호조세를 이어갔다. 설비투자지수도 지난해 11월 9.3% 증가(전년 동월 대비)로 돌아선 뒤 12월(16.4%)과 올 1월(15.6%)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디플레에 대한 우려가 잦아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홍성일 전경련 재정금융팀장은 “경기회복 기대감이 소비와 투자회복으로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재후/김유미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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