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6 흥행' 심층 분석…'이재용의 폰' 될 수 있을까
올해도 전세계 재고 관리 중요…국내 단통법 파고 넘어야
"결코 조기 출시 없다"…진인사대천명의 자세
# 이 기사는 '[분석+] 갤럭시S6의 정치학(상)…그저 스마트폰이 아니다'에서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
[ 김민성 기자 ]
# 에피소드4: 갤럭시S6, '이재용의 폰' 될 수 있을까
갤럭시S6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실질적 리더로 올라선 뒤 발표한 첫 갤럭시S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갤럭시S는 노트 시리즈와 함께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술력과 혁신성을 대표하는 브랜드. 갤럭시S의 성공은 그래서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삼성전자의 자랑이자 성장 동력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건희 회장의 경영 공백과 갤럭시S5 부진 여파 속에서 갤럭시S6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갤럭시S6 흥행은 이 부회장의 리더십과도 직결될 수 밖에 없다.
이 부회장이 명확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로 그룹 경영을 이끌어가려면 올해 실적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갤럭시S6의 성공이 단순히 무선사업부나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갤럭시S6가 '이재용의 폰'이라는 영광(?)의 호칭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삼성전자 내부는 '말조심 또 말조심'하는 분위기다. "해외 거래선 반응이 좋다", "사전 주문 물량이 어느 때보다 많다", "첫인상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이다" 등과 같은 단편적인 희망의 근거들은 삼성 내부에서도 얼마든지 확인된다.
그러나 누구도 구체적인 수치는 언급하지 않는다. 당연히 "얼마를 팔겠다", "얼마가 판매 목표다"와 같은 확정적 발언은 업계 금기 사항이다. 기대치만 부풀려놓을 경우 나중에 되려 발목을 잡힐 수도 있어서다. 지난해 갤럭시S5 흥행 실패로 경영진 물갈이를 경험했던 IM 내 무선사업부 등 주요 부서는 더욱 말을 아끼고 있다.
삼성전자 내 임원에게 갤럭시S6 흥행에 대해서 물어도 "조심스러워요, 장담하기 힘듭니다"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잘 팔릴 것 같다" 정도의 표현도 없다. '반응'과 '평가'에 대한 긍정은 있지만 판매 결과치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부회장도 갤럭시S6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자리에서 갤럭시S6 판매 전망에 대해 "팔아봐야 알죠"라고 말했다. 스페인 발 갤럭시S6 호평이 쏟아진지 불과 이틀 뒤 나온 최고경영자 반응치고는 너무 무미건조한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다만 24일 중국 출장길에 오르기 전 기자들과 만나 "카메라 화질이 참 좋다"고 칭찬은 했다. 자신의 딸과 어머니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기자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엄밀히 따지면 이 같은 이 부회장의 발언은 기대를 드러내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시장 판도를 예측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호소이기도 하다.
올해 해외 시장은 500~600달러 이상의 고가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더 줄어들 전망이다. 핵심은 현재 전세계 프리미엄 제품 교체 대기 수요와 삼성 갤럭시S 충성 고객층에 얼마나 구매 여력이 남았냐는 점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6(플러스 포함)가 사상 최대 판매고를 내면서 신규 교체 수요를 상당부분 빨아들였다. 세계 최초 측면 화면이 달린 갤럭시 노트 엣지와 노트4 엣지로 지난해 하반기와 올 1분기 갤럭시 교체 수요가 소진된 점도 우려스럽다.
다만 삼성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점은 아이폰6가 올해 1분기 혹은 2015년 내내 판매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초기 점유율 급증 이후 다시 하락하거나 계절적 비수기에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최고 흥행작인 갤럭시S4의 2년 약정 만기 수요가 돌아온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갤럭시S6 같은 프리미엄 라인 흥행은 보급형 라인업 판매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가 제고되면 자연스레 저가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말부터 갤럭시 A·E·J 등 새로운 보급형 라인을 보강해왔다. 갤럭시S6와 A·E·J의 '프리미엄-보급형' 투 트랙 시너지를 노린 포석이었다. 흔들리고 있는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1위 위상을 지켜낼 지 시장은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9.6%에서 지난해 4분기 19.6%로 10%p 하락한 상태다.
# 에피소드5: 재고 관리 중요…단통법 파고 넘어야
실적 아킬레스건은 재고다. 갤럭시S6의 셀인(sell-in·제조업체가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것) 물량이 올해 5500만대까지 출하될 수 있지만 실제 대리점 및 이통사 개통(셀아웃·sell out)으로 얼마나 팔릴지가 더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말 전세계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는 등 '재고와의 전쟁'을 치른 바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내 재고가 급격히 쌓이면서 실적 악화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도 갤럭시S6의 초기 흥행에 따른 셀아웃보다 연말로 갈수록 남아있는 재고와 보급형 라인업 셀아웃 규모가 삼성전자 연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은 단통법 여파로 여전히 얼어붙은 상황이다. 갤럭시S6는 내부 저장공간에 따라 85만~92만원, 엣지 모델은 98만~105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는 현재 지원금 실탄을 최대한 아끼며 갤럭시S6 판촉전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보조금 상한선은 30만원에 묶여있다. 아이폰6 판매 때 이통사가 중고폰 선보상제까지 동원 ?불법 판매전까지 벌였던 탓에 이통사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의 영업정지 등 제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통사의 최초 출시 경쟁으로 조기 출시 몸살을 앓았던 지난해 갤럭시S5 때의 과열된 분위기와도 사뭇 다르다. 30만원이 넘는 불법 보조금을 풀기에도 감시하는 눈이 너무 많다. 법정 보조금을 35만원까지 올리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특정 제품 특혜 시비가 일 수 있어 이통사로서도 운신의 폭이 좁다.
# 에피소드6: "조기 출시는 없다"…진인사대천명
갤럭시S6도 이통사 간 경쟁으로 조기 출시될 가능성이 있는 시각도 있지만 삼성전자는 '절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판매 사활을 걸고 있는 모델인만큼 특정 업계의 이해관계에 끌려다니며 '시장 노이즈'를 만들 수는 없는 뜻이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갤럭시S6 생산 및 판매, 마케팅을 극대화하는 전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갤럭시S6 판매량 극대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IM 부문사장은 스페인 바로셀로나 언팩 때 갤럭시S6의 정체성을 두 단어로 정의한 바 있다. '끈질긴 혁신(relentless innovation)'이었다. 신 사장은 끈질긴 혁신이 삼성전자의 철학이며, 그 결과물이 갤럭시S6라고 힘줘 말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현재 삼성을 이보다 더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찾기 어려울 듯 싶다. 준비는 끝났다. 글로벌 출시 4월 10일까지 이제 보름 남았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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