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명의 희생자를 낸 독일 저먼윙스 소속 추락 사고기 블랙박스 분석 결과 조종사는 사고가 일어나기 몇 분전까지 관제탑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확인됐다.
레미 주티 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BEA) 국장은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블랙박스 두 개 가운데 조종석 음성녹음장치(CVR) 분석작업에 착수했다며 "블랙박스에 녹음된 조종석의 소리와 음성을 들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주티 국장은 사고기 조종사가 관제탑과 마지막으로 나는 대화는 여객기가 항로를 유지하겠다는 일상적인 요청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마지막 교신이 이뤄진 지 몇 분 뒤에 사고기는 3만2000피트(약 9754m)를 급강하해 알프스 산을 들이받았다.
주티 국장은 여객기가 "아주 빠른 속도로 마지막까지 날아가 알프스 산에 추락했다"며 "산에 부딪혔을 때 고도가 1820m였다"고 밝혔다.
이는 테러 등으로 항공기가 공중에서 폭발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는 조종사가 의도적으로 알프스 산을 향해 비행기를 몰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독일, 미국 정부도 모두 사고 원인이 테러일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한편 추락 사고의 원인을 밝혀줄 두 번째 블랙박스는 내용물 없이 상자만 발견됐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알프드오트프로방스 도의 센레잘프에 설치된 사고기 수색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블랙박스의 상자만 발견됐으며 내용물은 없었다"면서 "수색대가 블랙박스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수색대는 전날 사고 현장에서 사고기 블랙박스 두 개 가운데 조종석 음성녹음장치는 찾았으나 비행기록장치(FDR)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날 발견된 것은 비행기록장치의 상자다.
비행기록장치는 사고기 주요 부분의 위치와 상태를 기록하고 있어 추락 원인을 밝히는데 중요하다.
저먼윙스 4U9525편 여객기는 24일 오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독일 뒤셀도르프로 운항하던 중 프랑스 남부 알프스 산에 추락했다.
이 여객기는 순항 고도에 도달한 지 1분 만에 조난신호도 보내지 않은 채 8분 동안 급강하한 것으로 확인돼 사고원인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항공조사국은 앞으로 며칠 동안 더 분석해야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대강 이해할 수 있으며 사고 경위를 완전히 파악하려면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오후 사고현장에서는 헬기를 동원한 시신 수습작업이 이뤄졌다.
사고현장은 고도가 높고 헬기나 직접 등반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어 잔해 수색 및 시신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날 사고현장을 방문, 수색 작업을 벌이는 경찰관과 소방관 등을 격려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사고로 희생자를 낸 모든 국가와 협력하겠다"면서 "이 참사의 정황을 모두 밝히도록 프랑스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저먼윙스 집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 희생자 150명 가운데 국적별로는 독일과 스페인이 각각 72명, 3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 영국, 네덜란드, 콜롬비아, 멕시코, 일본, 덴마크, 벨기에, 이스라엘, 호주, 아르헨티나, 이란, 베네수엘라, 미국 등 18개국의 승객이 탑승했다가 변을 당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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