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형 'i30' 타고 7단 DCT 조작해 봤더니…현대차, 폭스바겐 골프와 맞짱
연비·운동 능력 확 달라져…오르막길 중저속 토크로 돌진
[ 김정훈 기자 ] 엉덩이가 납작한 해치백은 전형적인 '유럽형' 자동차다. 트렁크와 뒷좌석 공간을 같이 쓰는 실용적인 유럽인의 취향을 대변한다.
i30 같이 생긴 자동차는 유럽 지역에선 흔하게 볼 수 있다. 해치백 전용 모델로 만들어진 'i시리즈'는 현대차의 유럽 물량 확대 전략에 기인한다.
현대차가 유럽형 스타일을 한국에도 보급해 보기로 결정한 것은 일종의 도전이었다. 그 도전은 i30 등장으로 화제를 모았고 젊은 층의 열띤 지지를 얻어냈다.
2011년 등장한 2세대 i30는 소비자 반응이 예전 같지 않았다. 해치백 차량은 국내에 점차 익숙해지고 폭스바겐 골프 같은 수입산 해치백의 인기에 밀렸다.
i30를 살리기 위한 복안으로 현대차 연구소 경영진은 성능과 연비 개선에 의견을 모았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린 DCT(더블 클러치 변속기)를 국산 기술로 개발해 디젤 및 터보 차종에 적용했다.
◆ 7단 DCT 얹어 '달리는 맛' 독하게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나온 i30 디젤은 7단 DCT를 얹었다. 성능과 연비 개선에 대한 젊은 층 요구를 현대차가 적극 반영한 결과다.
지난 주말을 이용해 7단 DCT를 탑재한 i30를 타고 총 340㎞를 시승했다. 첫 째날은 수원 광교 신도시, 둘째 날은 포천 산정호수를 돌아오는 코스를 달려봤다.
달라진 외관은 대담해진 얼굴이다. 현대차가 패밀리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는 앞부분은 커다란 육각형 그릴이 얹어졌다. 이전 i30는 존재감이 약했다. 새 디자인 변화는 멀리서 봐도 현대차 그릴이 시야에 잡힌다.
변화 포인트는 변속기다. '자동화 수동변속기'로 불리는 DCT는 수동변속기의 우수한 연비 효율성과 자동변속기의 조작 편리성을 결합시켜 장점을 극대화한 방식이다. 두 개의 클러치가 홀수와 짝수 단의 변속을 맡아 클러치가 하나만 있을 때보다 신속한 변속과 동력 손실을 줄인다.
페달을 밟고 서서히 속도를 붙이면 1단에서부터 6단까지 변속 타이밍은 2000rpm 이내 단수가 하나씩 교체된다. 엔진 저회전 구간에서 각 단계별 변속 교체가 이뤄져 연료 소모량을 줄이고 가속 응답성은 빨라졌다.
이전 6단 자동변속기와 차이는 바로 7단까지 지원하는 기술이다. 동일한 동력이 필요할 때 7단은 6단보다 엔진 회전력을 줄인다. 결과적으로 연비 상승 효과가 있다.
6단에서 7단으로 변속 시점이 바뀌는 시속은 64~65㎞ 사이다. 연료 효율을 내기 위한 최적의 조합은 바로 이때다. 7단 변속은 1200~1300rpm 구간에서 엔진 회전이 이뤄졌다. 엔진 회전 속도를 최대한 줄이면서 동력과 효율이 잘 맞아떨어졌다.
포천 백운계곡에서 산정호수로 넘어갈 땐 '꼬불꼬불' 산악 도로를 이용해봤다. 오르막 도로에서 DCT 변속 반응과 rpm 수치를 살펴봤다. 매뉴얼 조작으로 바꿔 7단 변속을 넣고 페달을 힘들이지 않게 밟았다. 1500rpm대에서 달린다. 가파른 길에선 2000rpm은 거뜬히 넘을 것 같았으나 DCT 7단 범위는 과도한 동력을 차단했다.
파워트레인은 유로6를 만족하는 1582cc 디젤 직분사 엔진과 7단 DCT 조합이다. 유로5 엔진보다 최고 출력은 128마력에서 136마력으로, 최대 토크는 26.5㎏·m에서 30.6㎏·m으로 각각 향상됐다. 최대 힘을 끄집어 내는 엔진회전 반응도 1900~2750에서 1750~2500으로 저속 움직임을 보인다.
◆ 성능·연비 업그레이드···경쟁차 골프 정조준
폭스바겐 골프의 매력은 힘이다. 작은 차에서 뿜어나오는 토크 힘은 운전 재미를 끌어올린다.
i30 디젤은 순간 가속 힘이 골프처럼 운전자 몸이 뒤로 확 재쳐질 만큼은 아니다. 그럼에도 성능은 이전보다 날렵해졌다. "어! 상당히 신속하고 재빠르네"라는 느낌을 준다. 서울 시내나 외곽 도로에서 충분히 운전 재미를 맛봤다.
페달을 밟고 떼면 느껴지는 진동은 가솔린 차량보다 크다. 디젤의 약점은 진동·소음이다. 운전자 성향에 따라선 디젤 차량의 진동이 불편할 수 있다.
정지 신호가 걸리면 차가 알아서 시동을 끈다. '오토 스톱-스타트' 기능이 탑재됐다. 엔진 시동을 밟고 있는 동안 계기판 중앙 디스플레이에 오토 스톱 작동 시간이 기록된다.
디젤 차량은 교통 흐름이 원활한 장거리 주행에서 고연비를 내기 좋다. 서울 강북에서 포천까지 50㎞ 주행하는 동안 평균 연비는 ℓ당 20㎞ 이상 나왔다.
주말 동안 시승을 마친 후 연비 수치는 17.5㎞/ℓ. 복합 연비 17.3㎞/ℓ(도심 16.6㎞/ℓ, 고속 18.4㎞/ℓ)와 큰 차이가 없었다. 도심 주행에서 약간 거칠게 운전했을 때도 ℓ당 15㎞대를 유지했다.
현대차는 i30 DCT를 디젤 선호도가 높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했다. 경쟁차는 골프다. 가격은 1885만~2480만원. 1000만원 이상 비싼 골프보다 싼 가격은 경쟁력이라 할만하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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