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3자회동 이모저모
[ 도병욱 / 고재연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17일 회동은 살얼음판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이 경제살리기를 위한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지만, 문 대표가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접견실에 먼저 들어와 여야 대표를 악수로 맞이했다. 문 대표는 자리에 앉으면서 “오랜만에 뵙는다. 순방 뒤라 피곤하실 텐데 이렇게 또…”라고 인사를 건넸고, 박 대통령은 “아직 시차 때문에 그런데 열심히 행사를 다니면서 극복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문 대표에게 “(대표로) 취임하신 후 정식으로 뵙는 게 처음이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후 중동 4개국 순방 성과를 설명했고, 문 대표는 “순방 중에 청해부대를 방문하셨다고 하는데, 장병들을 격려하시고 껴안으시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고 말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여기까지였다. 문 대표는 ‘실패, 총체적 위기’ 등을 언급하며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또 지난해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참된 권력은 섬김이다”라는 발언을 인용해 “오늘 회담이 국민을 섬기는 그런 정치의 시작이 팀만?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공약은 파기됐다, 결과적으로 빈말이 됐다”고 하는 등 공세를 폈다. 박 대통령은 문 대표가 ‘공약 파기’발언을 할 때 종이에 메모를 했다.
회동은 약 1시간40분 진행됐다.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이 회동 테이블에 배석했고,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과 여야 수석대변인은 테이블 뒤에 마련된 별도 좌석에서 회동을 지켜봤다. 박 대통령을 제외한 회동 참석자 및 배석자들은 이후 두 시간 정도 별도로 대화를 나누면서 발표 내용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술 밥에 배부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자주 만나서 의견을 교환하면 그 자체로 국민들께 희망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도병욱/고재연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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