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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닻 오른 씨앤앰 매각](2)'마지노선' 매각 가격은 인수용 대출 1.7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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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본 투자금 약 1조원, 원금 회수하려면 가입자당 110만원선
시장 판도 바꿀 매물 '이변' 나올 수도
매각 실패시 '디폴트' 위기,인수 후보들 '인내력'이 관건



이 기사는 03월13일(05:2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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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000억씩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나오는 회사는 흔하지 않다’, ‘씨앤앰의 주인인 사모펀드들이 인수 금융으로 조달한 돈만 건져도 다행이다’…국내 케이블 TV 3위 업체인 씨앤앰의 매각 가격에 대해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예비입찰 때보다 2배 넘는 가격(1조200억원)으로 팔린 KT렌탈의 사례처럼 ‘이변’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인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분할 매각 기대하는 인수 후보들
매각 자문사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일 ‘장고’ 끝에 예비 입찰일을 25일로 잡았다고 인수 후보들에 통보했다. 당초 2월 말께 나오리라던 예상보단 늦은 일정이다. 인수 후보 중 몇 곳이 결정 내릴 시간을 좀 더 달라고 한 것이 지연 사유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 는 “충분히 인수 후보들이 예비 입찰에 참여할 것이란 판단이 섰기 때문에 매각 개시일을 확정했을 것”이라면서도 “워낙 고가 매각 논란이 있는 거래인 만큼 일단 예비 입찰을 받아 보고 본입찰 계획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국내외 인수 후보들이 15곳에 달해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지만 정작 주요 인수 후보들은 각자가 가진 패를 숨기면서 치열한 ‘눈치 작전’을 펼치고 있다.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는 CJ만해도 “투자 안내서(IM)조차 받지 않았다”며 “입찰에 참여할 계획 없 다”고 못 박았다. SK역시 대외적으론 “검토한 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M&A 전문가들은 ‘인수 후보들이 매각측의 의도대로 응하진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씨앤앰을 권역별로 분할해 팔라는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너티즈(이하 맥쿼리)가 2007년 2조750억원이라는 거액을 주고 씨앤앰을 인수할 때 대출을 해줬던 대주단 내에서도 “통으로 매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CJ, SK 등 주요 인수 후보들이 예비입찰에 불참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CJ헬로비전에 이어 케이블 TV 2위 업체인 태광 티브로드만해도 올해 기업 공개를 추진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IMM프라이貶∞聰섬遮?재무적 투자자도 끌어들인 상태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CJ 입장에선 인수할 의사가 없더라도 입찰에 참여해 최대한 태광이 비싼 값에 씨앤앰을 사가도록 하는 게 상식적인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원금 회수 가능할까?
그렇다면 씨앤앰 매각가는 대략 어느 정도일까. 이를 가늠하기 위해선 MBK컨소시엄의 투자 원금이 얼마인 지를 계산해봐야 한다. 시중 은행 및 IB업계에 따르면 MBK와 맥쿼리는 2007년 씨앤앰을 인수하면서 약 2.3조원을 투입했다. 이 중 2.1조원은 씨앤앰 경영권을 인수하는데 쓰였고, 나머지는 대출 은행에 지급할 이자를 비롯해 여러 수수료를 지불하기 위한 용도였다.

2.1조원(실제 인수 금액은 2조750억원) 가운데 1.4조원은 신한은행 등 21개 대주단으로부터 조달하고, 나머지 9000억원은 MBK와 맥쿼리가 각각의 펀드에서 지출한 금액이다. 자기 자본은 43%만 들인 셈이다. 2011년에도 MBK컨소시엄은 강남케이블방송을 3800억원에 인수했다. 이 때 자기 자본은 2400억원을 들였고, 나머지 1400억원은 부채로 충당했다.

MBK컨소시엄이 그동안 지불한 ‘투자 원금’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인수금융으로 조달한 대출금은 이자 지급용 한도 대출까지 포함해 대략 1조5400억원원에 자기자본만 1조1400억원인 셈이다. 이자 계산을 위한 한도 대출까지 포함하면 총 대출금은 대략 1조7000억원이다.

씨앤앰을 인수하기 위해 세운 특수목적회사인 국민유선방송투자의 작년 9월 제무재표에 따르면 국민유선방송투자는 2007년 일으켰던 인수 금융을 2010년에 차환했는데 이 때 국민유선방송투자의 ‘주인’인 MBK컨소시엄이 대주단과 맺은 대출 한도액은 1조5670억원이었다. 실제 인수에 쓰였던 돈이 1조400억원 가량인 만큼 나머지 1670억원이 이자 등을 지불하기 위한 용도라는 얘기다.

IB업계에선 ‘투자 원금’을 감안했을 때 MBK컨소시엄이 감당할 수 있는 ‘마지노선’은 씨앤앰과 강남케이블을 인수할 때 들인 ‘1조7000억원’이라고 본다. 가입자(242만명)당 약 72만원 수준이다. 이 가격에 매각이 될 경우 MBK컨소시엄은 자기 자본은 모두 날리지만 은행으로부터 빌린 대출금은 갚을 수 있다. 국민유선방송투자가 ‘디폴트’를 선언하는 일은 없다는 얘기다.

자기 자본 1조400억원까지 포함하면 매각가격은 2조7400억원으로 치솟는다. 가입자당 가격은 113만원 수준이다.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비젼의 주식 시장 거래 가격은 가입자당 45만원선이다. 주가엔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시장 3위 업체에 가입자당 113만원의 값을 지불할 ‘후보’가 있을 지 의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씨앤앰 매각가를 1조7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MBK와 맥쿼리, 다른 '속내'
매각 가격을 다른 각도로 계산해볼 수도 있다. 씨앤앰이 진 부채 약 6000억원 가량이 변수다. MBK컨소시엄이 인수하기 전 이민주 회장이 디지털 전환을 위한 투자금과 각 권역별 방송사들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들였던 돈이다. MBK컨소시엄은 씨앤앰 인수 후 6000억원의 채무애 대한 ‘리파이낸싱(차환)’을 진행, 대주단을 국내 시중 은행들로 바꿨다. 국민유선방송투자의 대주단과 구성이 거의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단으로선 씨앤앰 인수에 대출해 준 1조7400억원에다 씨앤앰 채무 6000억원을 합해 2조3400억원을 씨앤앰 매각과 함께 받아야 할 빚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MBK컨소시엄은 ‘씨앤앰의 채무가 인수 전에 발생한 것인 만큼 인수 가격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씨앤앰의 자체 보유 현금이 1000억원 가량이고,
2013년 EBITDA가 3105억원에 달할 정도로 현금 창출 능력이 우수해 6000억원의 채무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국민유선방송투자의 공동 주주인 MBK와 맥쿼리가 이견을 보일 가능성도 또 다른 변수다. MBK로서도 씨앤앰이 주요 투자 기업이긴 하지만 펀드 내 일본, 대만 등 다른 투자 건들의 실적이 좋아 ‘자기 자본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팔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맥쿼리는 상황이 다르다. 한진터미널을 비롯해 씨앤앰마저 원금 손실을 입을 경우 국내 기업으로 구성된 펀드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맥쿼리가 큰 소리를 치기엔 상황이 녹록치 않다. 국민유선방송투자가 일으킨 대출의 만기는 내년 7월 말이며, 이자율은 6.46~7%다. 한도액 중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실제 차입한 금액은 1조5130억원이다. 한도에 거의 근접해 있는 셈이다. 2013년 연간 이자 비용만 1087억원에 달했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씨앤앰에서 올라오는 배당만으로는 이자를 감당하기가 벅찬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등 매각측이 가장 곤란해 하는 ‘약점’도 이 대목이다. 인수 후보들은 최대한 매각측의 ‘핸디캡’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일 공산이 크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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