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억만장자 로버트 더스트(71)가 HBO사의 다큐멘터리를 찍던 도중 혼잣말로 했던 한마디가 덜미가 돼 1급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그와 관련된 세 명의 죽음에 대한 6부작 다큐멘터리 'The Jinx: The Life and Deaths of Robert Durst'를 찍던 도중 로버트 더스트는 무선마이크가 달려있던 것을 모른 채 화장실에서 무심결에 “당연히 내가 다 죽였지”라고 내뱉은 혼잣말이 결정적인 증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더스트는 다큐멘터리의 마지막 회가 방영되기 전날인 14일 오후 뉴올리언스의 호텔에서 FBI에 체포됐다.
미 연방수사국 FBI는 로버트 더스트가 쿠바의 한 호텔에 가명으로 호텔을 예약해 놓았으며 문서를 위조해 쿠바로 도주할 계획이 있었던 것을 발견했다.
로버트 더스트의 동생인 더글라스 더스트는 성명을 통해 “로버트가 체포되도록 힘쓴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그가 체포돼 안도하고 있다" "그가 꼭 죄 값을 모두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로버트 더스트는 2000년에 자택에서 총을 맞은 채 발견 된 수잔 버만의 살인혐의를 부인해 왔다. 그는 또 1982년 아내 캐슬린 더스트의 죽음과도 관계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더스트는 2001년 텍사스에서 이웃 모리스 블랙을 살해했으나 정당방위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로버트가 1999년 자신의 친구 수잔 버만에게 보낸 편지의 서체와 버만의 용의자가 쓴 것으로 추측되는 익명의 편지 서체가 비슷한 것으로 확인했다. 두 편지 모두 베버리(Beverly)에 대한 철자를 'Beverley' 잘못 표기했다.
로버트 더스트는 미국 부동산 재벌 고 세이모어 더스트의 장남이다. 더스트가는 타임스퀘어에 있는 빌딩 등 뉴욕의 유명 빌딩들을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재벌이다. 더스트가는 9·11테러 때 무너져 다시 새워진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로버트의 변호사는 로버트의 혼잣말이 그런 의미로 했던 말이 아니었다며 그의 살인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경닷컴 임지혜 인턴기자 open@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