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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대 F1 휩쓴 '은빛 화살'…혈통 이어받은 SL 63 A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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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메르세데스-AMG

AMG의 전설



[ 최진석 기자 ] 메르세데스-AMG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실버 애로(silver arrows·은빛 화살)’다. 메르세데스-AMG는 벤츠가 운영하는 자동차 경주팀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포뮬러1(F1) 팀 이름은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다.

이 팀에는 지난해 개인 부문 우승자인 루이스 해밀턴(영국), 2위인 니코 로스베르크(독일) 선수가 속해 있다. 이 팀은 지난 시즌 전 세계에서 펼쳐진 19회의 경주에서 16번 우승했다. 팀 점수 710점으로 2위 르노 팀(405점)과 296점 차이의 큰 격차로 1위를 차지했다.

많은 언론은 이를 두고 ‘실버 애로의 귀환’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실버 애로는 가장 빠른 경주차를 가리킨다. 이 말의 원조가 벤츠다. 실버 애로의 기원은 193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메르세데스-벤츠가 1934년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열린 아이펠레넨 그랑프리에 참가한 레이싱카 ‘W25’의 별명이 바로 실버 애로였다.

이 차량은 경기 전날 차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페인트 도장을 모두 벗겨 냈다. 대회 주최 측이 정한 중량 제한(750?을 1㎏ 초과했기 때문이다. W25는 다음날 알루미늄 차체를 그대로 드러낸 채 서킷을 내달렸고 결국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벤츠는 1953년엔 아예 차제를 은색으로 도장한 레이싱카 ‘W196’을 F1 경기에 투입했고 이듬해 시즌 챔피언을 차지했다.

1955년 벤츠는 또 다른 기록을 세운다. W196의 성능과 디자인을 개선한 ‘300 SLR’이라는 모델로 1600㎞의 장거리를 달리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자동차 경주 ‘밀레 밀리아’에 참가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후 실버 애로는 빠르고 날랜 레이싱카의 대명사처럼 자리 잡았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서브 브랜인 메르세데스-AMG는 실버 애로의 레이싱 유전자를 접목한 일반도로용 고성능 스포츠카 ‘SL 63 AMG’를 내놓았다. 첫 모델은 1952년 출시된 300 SL이었다. 이 차량은 실제로 밀레밀리아와 르망 24시 내구레이스 등에 참가해 준우승과 우승을 차지하며 강한 성능을 입증했다.

2년 뒤인 1954년 미국 뉴욕오토쇼에선 300 SL의 ‘걸 윙’ 모델을 공개했다. 걸 윙은 두 개의 문이 새의 날개처럼 하늘을 향해 열리는 것을 말한다. 오토쇼에서 큰 호응을 얻은 걸윙은 300 SL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SL은 이후로 다섯 번의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쳐 2012년 6세대 SL 63 AMG를 내놓았다. 60년의 시간을 거치며 외관은 변했지만, 차체가 낮고 넓은(로&와이드) 정통 스포츠카의 문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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