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사진)가 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중 테러를 당해 부상을 입었다. 동맹국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가 사실상 테러를 당한 것으로 한미관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전 7시40분께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강의를 준비하던 도중 테러를 당했다. 그는 진보 성향 문화운동단체 '우리마당독도지킴이'(우리마당) 김기종씨(55)가 휘두른 흉기에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다쳐 순찰차를 타고 인근 강북삼성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리퍼트 대사는 피를 많이 흘렸지만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리퍼트 대사의 오른쪽 뒤쪽 테이블에 있던 김씨가 갑자기 다가와 리퍼트 대사를 밀어 눕히고 흉기로 여러 차례 공격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경찰에 검거되면서 "오늘 테러했다. 우리마당 대표다. 유인물을 만들었다. 전쟁 훈련에 반대해서 만든 유인물이다"라고 주장했다.
테러를 저지른 김씨는 '전력'이 있는 인물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 2010년 7월 당시 시게이에 도시노리 주한 일본대사에게 시멘트 조각을 던진 혐의(외국사절 폭행)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은 바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김씨를 검거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일단 대공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상원의원 시절인 지난 2005년부터 보좌해 온 최측근으로 꼽힌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수석보좌관 겸 비서실장,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 등의 요직을 거쳐 지난해 10월 역대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했다.
이 사건과 관련, 미국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논평을 통해 "이 같은 폭력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민화협도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테러"라고 규탄하며 "오늘 벌어진 테러 행위에 대해 한미 양국 정부와 국민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건의 진상은 물론 배후 세력까지 조사하고 주한 외교사절, 공관저 시설과 요인에 대한 신병보호를 강화키로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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