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of developers of Super Meat Boy! 출처: Indie Game: The Movie |
이 개발자는 아무도 모르는 캄캄한 독방을 버릴 수도 있었다. 사람이란 혼자는 살아갈 수 없다. 바꿔 말하면 사람은 이미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개발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충분히 있었다. 지인으로부터 그래픽 디자이너를 소개받을 수도 있고 게임만 괜찮다면 주위 사람을 통해 물질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독방을 버리거나 또는 욕심을 버린다는 것이 답은 아니다. 각자가 그리는 큰 그림에 따라 또는 그 사람에게 주어진 환경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p> <p>버린다는 것은 비단 부족한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버린다는 것은 때론 새로운 것에 대한 접근일 수 있다.</p> <p>화려한 갑옷을 입은 전사가 신비스러운 숲을 뛰어다니는 게임을 만들고 싶지만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그렇다면 숲을 버릴 수 있다. 이제 신비로운 숲 대신 하얀 바탕 위에 전사가 뛰어다니는 모습을 구현하면 되지만 화려한 갑옷 역시 사치라고 느껴진다. 전사는 갑옷도 버리고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하얀 바탕을 뛰어다닌다. 하지만 이도 만만치 않다. 사람이 자연스럽게 뛰어다닌 것을 구현해낸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p> <p>여기까지 몰리면 전사의 팔다리조차 포기해야 할 필요도 있다. 그래서 몸통도 버리고 팔과 다리까지 버리니 꽤 귀여운 모습의 캐릭터가 하나 생겨났다. 커다란 머리에 팔만 동동 떠다니는 전사. 발조차 없어서 하얀 바탕을 통통 튀어 다닌다. 이쯤 되니 허술한 배경 이미지 하나 정도는 넣어볼 만하다. 이것저것 버리다 보니 화려한 갑옷을 입은 전사가 신비스러운 숲을 뛰어다니는 뻔한 설정이 머리와 동동 떠다니는 한 쌍의 손을 가진 그리고 그 손에 검이 들려있는 독특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멋진 그림으로 바뀌었다.</p> <p>■ 버릴 수 있는 것들을 잘 가려내고 버리는 순간순간에 집중해보라</p> <p>머릿속에 어떤 캐릭터를 그렸든지 간에 만약 이런 스타일의 캐릭터를 난생 처음 보고 그 캐릭터를 내가 만들어냈다면 그 희열은 분명 게임을 완성했을 때의 그것보다 더욱 강렬할 것이다.
Super Hexagon by Terry Cavanagh 출처: Google Play |
반면, 게임에 사용할 그래픽 리소스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있어서 그래픽 리소스가 필요 없기 때문에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p> <p>단적인 예로 테리 카반나흐(Terry Cavanagh) ?들 수 있다. 이미 인디게임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런 그가 무엇이 부족해서 화려한 그래픽 리소스를 사용하지 않았겠는가? 이는 기획 단계부터 그래픽을 제외했기 때문이다.</p> <p>버려야 할 부분이 꼭 그래픽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물론 비디오 게임이라는 특성 상 그래픽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괜히 게임이 종합 예술이라 불리던가? 음악 역시 추상화할 수 있다. 화려한 음악 대신 플레이어의 움직임에 따라 음악이 되도록 만들 수도 있다. 인터페이스 역시 마찬가지다. 모바일 게임이 활성화 되면서 게임의 인터페이스는 아주 단순해지고 추상적이 되었지만 게임 패드와 키보드에 못지않은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p> <p>인디 게임은 버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풍족하지 않은 환경에서 게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단, 어떤 것을 버려야 할지는 만드는 이에게 남겨지는 즐거운 선택이다. 버려야 하는 것들과 버릴 수 있는 것들을 잘 가려내고 버리는 순간 순간에 집중해보라. 분명 버린 만큼 얻어지는 것이 시간뿐만은 아닐 것이다.</p> <p>한경닷컴 게임톡 박성필 객원기자 rightguy22@gmail.com
영어 강사와 반도체 공정 솔루션 업체를 거쳐서 부부 게임 개발자를 평생 직업으로 선택한 1506호의 남편이다. 직장을 그만두기 전 퇴근 후 아내와 함께 첫 번째 게임을 완성함과 동시에 퇴사 후 호주 및 뉴질랜드 2개월 여행하며 '기'를 충전했다.</p> <p>퇴직금은 뉴질랜드에서 7일간 모두 탕진했지만 첫 번째 게임 '대리의 전설' 및 2호 게임 '두둥실 내새끼'의 적은 수익으로 근근이 연명해가고 있다. 현재 차기작을 통해 비상을 꿈꾸고 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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