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이후 '법정관리기업 해외 매각'2번째 사례, 신용등급,도급순위 오를 듯...4월 법정관리 졸업예정
이 기사는 02월27일(05:3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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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더라면 회사가 덜 망가졌을 것”
김석준 쌍용건설 관리인은 최근 사석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졌다. 2007년부터 자산관리공사, 우리은행 등 채권단 주도로 7년간 진행됐던 7번의 M&A가 실패했지만 법원이 주도한 첫 매각작업이 바로 성공한 것을 두고 뒤늦은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다. 김석준 관리인은 실제 2010년 쌍용건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검토했지만 채권단의 설득으로 포기했다.
쌍용건설 매각(M&A)이 ‘7전8기’끝에 성공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27일 관계인집회를 열고 두바이투자청(ICD)이 쌍용건설을 1700억원에 인수하는 것을 芼좇막?한 변경회생계획안을 승인했다. 2013년말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건설이 M&A를 통해 중동자금을 끌어들여 본격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쌍용건설 사례에서 보듯 채권단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하에 있을 때보다 법정관리를 통해 M&A를 하는 것이 성공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법정관리 신청으로 쌍용건설 채권자는 73%를 출자전환하고 27%를 현금변제하기로 했다. 출자전환이라는 부담이 있지만 100억원이던 빚이 당장 27억원으로 줄게 된 셈이다. 또 쌍용건설이 보증을 서거나 받은 공사 등 모든 우발부채가 집계가 돼 위험요인이 예측가능해졌다. 주심판사인 이재권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사진)는 “쌍용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감으로써 인수후보가 쌍용건설의 리스크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법적으로 채무재조정이 일어나고 우발부채도 확정되기 때문에 법정관리 기업 M&A가 워크아웃 기업 M&A보다 안전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때 1조원까지 예상되던 쌍용건설의 몸값‘거품’도 꺼져 1700억원에 매각된 것도 법정관리 덕분이었다.ICD의 쌍용건설 인수는 쌍용자동차 이후 2번째로 법정관리 대기업의 해외 자본 M&A사례가 됐다. ICD는 아랍에미리트(UAE)의 2대 국부펀드의 하나로 운용자산만 약 175조원에 달한다. ICD는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에 추진하는 초대형 개발사업과 2020년 두바이 엑스포를 추진하면서 해외공사에 강한 쌍용건설 인수를 추진해왔다.
ICD측의 인수자문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엄격하기로 유명한 한국의 법정관리 제도하에 매끄럽게 인수작업이 진행되도록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세계적인 국부펀드가 대주주로 등장함으로써 향후 쌍용건설 신용등급 상승과 도급순위(19위)도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며 “4월말 회생절차를 졸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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